[경제플러스=김준완 기자]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오픈마켓 게임 등급을 분류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마켓 자율심의가 드디어 6일부터 시행됐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문제가 많아 허울만 좋은 법 시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 게임 활성화를 위해 시행되는 오픈마켓 자율심의가 본래의 취지대로 진행되는 데 있어 가장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과연 글로벌 오픈마켓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는 것에 대해 여전히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미 오픈마켓 자율심의가 시행됐음에도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애플이 현재까지도 앱스토어 내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여는 데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글로벌 오픈마켓으로 가장 큰 시장성을 갖고 있는 애플이 국내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을 경우 이번 오픈마켓법의 시행은 큰 의미가 없다. 이처럼 애플이 국내 게임 카테고리 개설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2년의 유예 기간을 갖는 모바일게임 셧다운제와 함께 게임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글로벌 오픈마켓의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 등 이들 사업자가 정하고 있는 등급 심의 기준이 국내 게임물에 대한 심의 기구인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기준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내에서 글로벌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이른 시일 내에 열리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사행성 기준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큰 데, 예를 들면 카드 포커게임의 경우 국내에서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지만 애플 앱스토어 내에서는 ‘12세이용가’ 등급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앞으로 심의 기준을 조율하는 데도 큰 진통이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오픈마켓 게임물 심의 기준에 준하는 자율심의 안으로 오픈마켓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서비스하는 SKT와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가 글로벌 오픈마켓 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는 것에 대해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과 구글의 글로벌 오픈마켓인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 게임 카테고리가 국내에서 열릴 경우 티스토어와 올레마켓에서 게임을 서비스해 온 SKT와 KT가 매출에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픈마켓법이 시행됐음에도 산적한 과제가 많아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국내 스마트폰 게임이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오픈마켓 게임물의 사전 등급 심의 기구였던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오픈마켓 자율심의 정상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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