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지하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의 월세 상승률이 강북보다 3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월세가격 상승률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전세가격도 2003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국토해양부의 지역별·주택유형별 월세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6월 현재 서울지역 한강 이남 11개구의 월세가격은 지난해 12월보다 2.24%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한강 이북 14개구의 월세가격은 0.69% 상승하는 데 그쳐 강남과 강북의 상반기 월세가격 변동폭은 3.24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월세의 경우 강남은 3.69% 오르고, 강북은 0.98% 하락해 두 지역 간 명암을 갈랐다. 강남에서는 아파트 외에 오피스텔(2.86%), 다세대·연립(2.82%), 단독주택(1.46%)이 고르게 상승했지만, 강북에서는 오피스텔(2.8%)과 다세대·연립(2.76%)의 상승세만 두드러졌다.

서울의 평균 월세가격 상승폭은 1.36%로 수도권 평균을 밑돌았고, 인천은 오히려 작년 말보다 1.40% 떨어졌다. 경기는 3.05% 올라 수도권에서 월세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월세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 전세가격 상승률과 비교해 변동폭이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6월 현재 수도권의 전세가격은 작년 말 대비 6.3% 올라 월세가격 상승률의 3배를 훌쩍 넘었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과 함께 월세가격 상승세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 월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라 1996년 10월의 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구는 전년 동월대비 1.6%, 경북은 1.3% 상승해 전국 평균에 밑돌았다.

전세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4.6%로, 지난 2003년 5월(4.8%) 이후 최고치다. 대구경북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대구는 3.3%, 경북은 1.5%로 평균에는 못 미쳤지만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월세 가격이 십수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이며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수요·공급 간 불일치가 주요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 거래 침체로 주택가격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전·월세로 몰려 임대료가 치솟고 있고, 여기에 입주물량 감소, 전세의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공급이 줄어 가격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의 입주예정 아파트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데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이주를 앞둔 사업장이 많아져 올 하반기에는 전·월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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