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0일 생명보험계약 전매제도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미국 푸르덴셜 생명의 제임스 J. 애버리 사장은 미국의 피해사례를 들며 “한국에서는 전매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0일 생명보험계약 전매제도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미국 푸르덴셜 생명의 제임스 J. 애버리 사장은 미국의 피해사례를 들며 “한국에서는 전매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플러스=주가영 기자]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0일 2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생명보험계약 전매제도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생명보험계약 전매제도 도입에 앞서 해외 사례를 검토해보고 제도의 장단점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푸르덴셜 생명의 제임스 J. 애버리 사장을 비롯해 각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전매제도가 보험소비자의 권익보호가 아닌 부작용이 더 우려된다며 도입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생명보험 전매제도는 가입자에게 불필요해진 보험 계약을 생명보험 전매회사가 사들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애버리 사장은 "미국의 생명보험 전매제도는 에이즈로 인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좋은 취지에서 시작됐으나,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변질됐다"고 밝혔다.

이어 "에이즈 치료법의 발달로 관련 시장이 축소되자, 전매회사들은 70세 이상의 고령자를 찾아 현금이나 여행을 보내주는 등 고객을 유인해 보험료를 대납해 주고 생명보험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식으로 사업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부터 양도, 매도 계획으로 한 보험계약은 보험정책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용측면에서 결국 고객에게 부담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생명보험이 전매제도 입법에 합의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며 “한국에서는 전매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보험계리전문 숭실대 이창수 교수는 “미국시장이 앞서 잘한 것은 맞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였다”며 “미국과는 배경, 여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좀더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은 적정거래 산출을 위해 피할 수 없고 한번 전매되면 수차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생명 이유철 선임계리사는 “전매제도 도입은 실질적 혜택보다 외적인 사람이 더 많다”며 “현재 운행되고 있는 제도를 활용해 전매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도 사망보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2년 이내 여명이 남은 건은 사망보험금 선지급이 가능하며 이는 전매제도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부회장은 “보험사와 전매제도는 상생 아닌 상극의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전매제도의 부작용은 보험사에서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해약환급금이 너무 적고 이익환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불만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며 “무배당 계약자 입장에선 이익은 커보이나 보험료 인하 수준은 미미하며 기대대비 혜택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계약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지급 특약 등 해약공제를 축소하고 소비자권익을 위한 혜택 발굴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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