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두산그룹(회장 박정원)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사업에 진출한다.  올해 말까지는 금융감독원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고 첫발을 내딛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100% 자회사로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 등을 영위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털 ‘두산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자본금 규모는 3억원으로 대표는 김태식 상무가 맡았다.

기업형 벤처캐피털은 보통의 벤처캐피털과 달리 투자수익보다는 기술투자, 기업 인수합병 추진 등을 목적으로 운영한다.

원래 대기업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인 CVC를 소유할 수 없었지만 2021년 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정 요건을 갖춰 제한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 취득 절차를 밟고 있다. 연말까지는 금융감독원 승인 등 등록 절차를 모두 마칠 것으로 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앞서 두산은 동일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반도체 테스트 기업인 테스나(현 두산테스나)를 인수한 바 있으나 이번 CVC 설립을 위해 해당 자회사명을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로 변경했다.

두산인베스트먼트는 금감원 등록 절차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두산은 ▷차세대에너지 ▷기계 ▷반도체·IT(정보기술) 등을 삼각 축으로 성장동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부문과 관련해 신기술을 가진 스트타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벤처·스타트업 기업에도 관심을 두고 적극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의 CVC 사업 진출은 성장하는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그룹의 미래 사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거친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자신감을 갖고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자”고 강조한 바 있다.

대기업의 벤처투자를 위한 CVC 설립은 갈수록 늘어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는 포스코기술투자, GS벤처스, 동원기술투자 등 총 12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중 대기업집단 소속 CVC는 총 7곳으로 포스코홀딩스, GS, CJ, 효성, 동원산업, 세아홀딩스, 에코프로 등이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CVC를 운영하고 있다.

LX그룹도 최근 12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CVC인 ‘LX벤처스’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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