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한국 기자] 현대모비스가 미국 최대 미디어그룹 싱클레어(Sinclair)와 손잡고 북미시장에서 차량용 방송 플랫폼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ATSC3.0(미국 차세대 방송 표준) 수신 시스템의 기술력을 현지에서 입증해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일부터 미국 워싱턴DC와 볼티모어에서 차세대 통신 표준 ATSC3.0의 차량용 방송시스템 실증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실증 행사에는 싱클레어와 미국 3대 자동차 딜러 중 한 곳인 마일원(MileOne), ATSC3.0 관련 솔루션기업으로 싱클레어와 SK텔레콤의 합자 법인인 캐스트닷에라(CAST.ERA)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현대모비스의 ATSC3.0 플랫폼이 장착된 차량에 탑승해 이동 중 고화질 방송과 위치 기반 맞춤형 광고를 시연하고 추가 사업·기술 협력회의를 진행했다.

ATSC3.0은 미국에서 20년 만에 새로 제정한 차세대 방송 표준이다. 방송 주파수와 인터넷 프로토콜(IP)를 이용해 고화질 영상과 데이터의 고속 송·수신을 구현한다.

통신 주파수보다 더 넓은 도달 범위를 저렴하게 활용하면서 다채널 방송과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율주행 확대에 따라 이동 중 차량 내 고화질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앞서 현대모비스와 싱클레어, 캐스트닷에라는 지난 10월 ATSC3.0를 적용한 북미 차량용 TV 시스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TSC3.0은 실내외에서 UHD급 영상과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HD 화질의 단방향 실내 통신만 가능했던 기존 ATSC1.0에서 한층 진일보한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지상파 UHD 방송 표준 규격으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으며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차량용 서비스, 5G 통신 융합 등으로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속 이동 중 고화질 TV 시청이 가능한 세계 최초 오토모티브 사양 ATSC3.0 방송 송수신 시스템을 제공한다. 안테나와 저잡음 증폭기(LNA)를 결합해 차 전면 유리에, ATSC3.0 방송 모듈을 차량 내부에 장착하고 뒷좌석 모니터(RSE)를 연동했다.

하드웨어 내구성과 소프트웨어 범용성 등을 차량용으로 한 차원 끌어올린 기술이다. 방송영상 포맷과 콘텐츠 송출 등은 싱클레어와 캐스트닷에라가 담당한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업체들과 협업해 차량용 ATSC3.0 수신 시스템의 선행 개발에 성공했으며 캐스트닷에라, KBS 등과 함께 관련 인프라를 구축 중인 제주, 서울의 테스트베드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지난 10월에는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수신 성능을 점검했다.

ATSC3.0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은 패밀리카 수요가 많은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고화질 TV 시청, 지역 맞춤형 광고, 차량 펌웨어 OTA(Over the Air·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스트닷에라와 현대모비스는 내년 4월 라스베이거스 'NAB쇼(전미방송협회 방송기자재박람회)'에 차량용 ATSC3.0 수신 시스템을 출품하고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 기술과 결합해 향후 더욱 강력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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