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국내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가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의 긴 터에서 벗어나 10년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최근 세계 경제 회복세와 맞물려 철강 시황이 살아나면서 1분기 실적 호조가 점쳐졌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개선된 '깜짝 실적'을 올린 것이다.

철강재 판매가 인상 등으로 수익성을 회복한데다, 철강 이외 부문도 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포스코는 올해 1분기(1∼3월) 연결기준으로 1조5천52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러한 분기 실적은 10년래 최대치였던 2011년 2분기(1조7천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1조3천404억원)를 훌쩍 뛰어넘자, 포스코는 이례적으로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포스코가 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것은 2017년 1분기 때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투자자 편의를 위해 잠정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실적 호조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이 회복하면서 글로벌 철강 수요가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미국이 총 2조4천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세계 주요국 정부도 경기 부양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철강 수요가 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작년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철강재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급격한 생산 위축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진데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생산량을 감축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철강재 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철강재인 열연강판의 국내 유통가격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t당 100만원을 돌파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사들이 제품값을 인상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어서다.

포스코는 열연강판 가격을 올해 t당 8만원, 2월 10만원, 3월 5만원, 4월 5만원 등으로 잇따라 인상했다. 현대제철 역시 제품가 인상 행진에 동참해왔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3개월 연속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특히 3월 철강 전체 수출액은 27억8천만달러로 작년 3월보다 12.8% 증가했다. 철광석 가격이 지난 2월 t당 177달러를 찍는 등 최근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철강재 수출 단가도 두 자릿수대로 올랐고, 수출액을 끌어올렸다.

철강업계는 경기회복에 따라 철강 제품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반면, 철강재 공급 부족은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이 작아 당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의 1분기 단독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7조8천4억원, 영업이익은 1조7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11.9%, 영업이익은 134.2% 늘었다.

1분기 포스코그룹 전체 영업이익(연결기준)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하지만, 철강 이외 나머지 부문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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