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한국 기자] 지속적인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 중인 현대자동차가 제4공장을 준공하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18일 중국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시에서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의 창저우공장 준공식을 하고, 중국 맞춤형 전략 신차 위에나(悅納·신형 베르나)를 발표했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축사에서 “베이징현대는 한·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2002년 12월 소나타를 처음 생산한 이후 올해 8월까지 생산·판매 누계 800만대를 돌파했다”며 “이번 창저우 공장 준공식을 계기로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기차(北京汽車)와 긴밀하게 협력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준공식에는 자오커즈(趙克志) 허베이성 서기,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쉬허이(徐和誼) 베이징현대 이사장과 현대차 및 협력사 임직원, 현지 딜러 등 800여 명이 참가했다. 준공식에 참석한 400여 명의 중국 기자단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역점 사업인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일체화 프로젝트에 현대차 창저우공장이 큰 기여를 했다”며 관심을 표시했다.

현대차는 창저우공장 가동으로 중국에서 8개의 완성차 공장, 연간 24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이는 전세계 현대기아차의 생산량 878만대중 약 27%에 해당되는 규모다. 창저우공장은 내년 완공 예정인 연산 30만대 규모의 충칭(重慶)공장과 함께 고품질의 중국 맞춤형 신차를 생산하는 중국 공략의 새로운 승부수다. 이날 준공식에서 정 회장과 자오 서기는 중국 생산 800만 번째 위에나 차량의 보닛에 자필 서명을 하며 1000만 대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위에나는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만든 현지 전략 소형차로, ‘합리적인 가격의 스마트한 도심형 패밀리 세단’을 표방하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총 9만9290대가 팔린 기존 루이나(영문명 베르나)가 중국 소형 세단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어 신차 위에나가 새롭게 투입되면 중국 소형차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날 본격 가동을 시작한 창저우공장은 192만㎡ 부지에 프레스·차체·도장·의장 공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와 엔진공장, 주행시험장 등을 갖췄다.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간 지 18개월 만에 가동을 시작해 ‘현대 속도’ 신화를 재현했다. 물류 기지인 톈진(天津)항과 가깝고, 베이징 1~3공장과 200㎞ 이내 거리여서 기존 부품협력업체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이날 ▶고객 서비스 향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강화 ▶차량용 IT 서비스 확대 ▶판매 네트워크 확장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 ▶젊은 고객층 집중 공략 등으로 구성된 미래 핵심 전략 ‘블루 멜로디(Blue Melody)’라는 신전략도 발표하며 중국 마케팅 강화를 선언했다.

베이징현대는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고전했다. 지난해 167만8922대를 팔아 전년(176만6084대)보다 판매량이 4.9%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2012~2014년 3년 연속 10%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8.9%에 그쳤다. 9월 중국 내 판매량 10만6253대로 11만4724대를 판매한 창안(長安)자동차에 밀려 순위(중국 내 법인 기준)가 8월보다 한 단계 밀린 6위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베이징현대기차 총경리(대표)에 장원신 부사장을 임명하는 등 중국 사업 경영진을 쇄신했다. 장 부사장은 터키공장 법인장·해외판매사업부장·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지낸 해외영업 전문가로 공격적 중국 시장 공략의 의지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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