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본지 주간 'CEOPLUS'紙 8월3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978년 사우디아라비아 파라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991년 발발한 걸프전 당시 전쟁의 위기 속에서도 발주처와의 납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 남아 끝까지 공사를 수행했던 두산중공업은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 쇼아이바 3단계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공적을 인정받아 ‘사우디 워터&파워 포럼’의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홍해의 바닷물을 하루에 300만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드는 작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제2의 도시인 제다시에서 남쪽으로 100㎞ 지점에 위치한 쇼아이바에 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해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결실을 가져왔다.
이렇듯 지난 10년간 두산중공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의 리더십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두산중공업이 세계적인 플랜트 회사로 성장한 것은 2000년 말 두산이 당시 공기업이었던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이후부터. 박 사장은 한국중공업 인수 작업이 한창이었던 2001년초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부임, 두산중공업에 본격 합류했다.
이후 2000년 말 민영화 당시 2조400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조1230억원으로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827억원에서 6145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무려 20배 늘어난 셈.
박 사장의 질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차세대 대용량 담수기술 개발로 세계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2006년 말 중동의 두바이와 미국 탬파에 ‘워터& R&D 센터’를 설립한 것. 그는 지난 2008년 12월에는 미국 최대 수(水)처리 엔지니어링업체인 카롤로사와 기술협약을 맺고, 수처리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수처리사업은 하수나 폐수를 산업 및 생활용수로 정화해 사용하는 것으로, 현재 세계 시장 규모는 약 33억 달러에 이른다. 매년 1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15년 무렵에는 100억달러에 다다르는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노 사장은 전 세계적인 환경오염 및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처리사업을 향후 미래 성장엔진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6월에는 국내 최고의 필터 기술력을 보유한 시노펙스를 협력사로 등록, 해수담수화 시장 진출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 3월 독도에 무상 기증한 해수담수화 시설의 노후 및 장비 고장으로 인한 긴급 보수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시노펙스와의 인연을 맺었다.
현재 시노펙스는 독도 거주민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설비의 추가적인 보완공사 및 원격 감시제어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다.
/박소연 기자 papermoon0@e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