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선박금융 및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내년 신조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경쟁우위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잇달아 제시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및 탱크선 시장으로의 무게이동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충분한 일감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조선업종의 주가회복이 아직 불충분하지만 내년에는 생존력을 증명해 낼 것이라며 긍정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조선시장은 선가상승 없이 수주량 강세만 지속되고 선종별 발주 사이클이 엇갈릴 것"이라며 "또 소수의 상위권 대형사로 수주가 집중되는 반쪽짜리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지속적으로 신조선 발주에 나설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내년에도 1억DWT(재화중량톤수) 이상의 수주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2007년~2008년 수주물량이 많아 저가선박 건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이슈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점진적으로 불거질 문제라는 분석이다. 그는 "후판가격 등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유동적인 점을 감안했을 때 최소한 현재 수준의 후판가격만 유지되면 지난해에서 올해 이하의 수익성은 담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 내 최선호주로는 현대중공업을, 차선호주로 대우조선해양 등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와 함께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빅3 중 가장 높은 수주증가세가 예상된다"며 "외형 성장이 정체되는 타사들과 달리, 비조선 사업부의 성장에 힘입어 향후 지속적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 사이 LNG선 증가에 따른 수주모멘텀도 예상되고 있는 상태"라며 "2011년 재개될 매각작업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차별화를 이끌 핵심 요인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도 기술력과 신규사업 확장 및 해양플랜트 등을 통해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글로벌 차별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조선업에 대해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선박금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금여력이 높았던 소수의 선주(선사) 또는 선박펀드들에 의한 투기적 발주가 주를 이뤘다"면서 "내년에는 선박금융이 회복되면서 실질 선주사들의 신조선 발주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해운선사(선주 포함) 및 조선사들의 재무상태가 빠르게 개선되고,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유럽, 미주지역의 대형 금융기관들의 투자 재개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및 중동 금융기관들의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성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릴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승자독식 시장으로 변모한 현재 조선업계에서 안정적인 해운운임 및 낮은 금리 상황에 의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선박 금융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안으로 다시 각광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과의 수주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해양플랜트 및 신성상 사업 투자를 통해 국내 대형조선사와 중국 조선사들과의 차별성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선박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 해양‧육상 플랜트 및 기계사업으로 성장성을 확보한 현대중공업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성기종 연구원은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각 사업부별 높은 경쟁력과 수익성, 성장성,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어 내년에도 양호한 수주와 실적이 전망된다"며 육상‧해상 플랜트를 비롯해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규사업 확장을 통해 조선부문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공업 업체로 도약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드릴쉽, LNG FPSO 등 해양 플랜트 부문과 LNG 관련 특수선 그리고 풍력발전 등 신규사업을 통해 선박의 부진을 해소하고 장기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성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함께 세계적인 심해 유전 및 가스개발 사업 확대로 LNG FPSO 등 LNG관련 해양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고가성 해양플랜트 비중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조선업종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위한 방어적 포트폴리오의 구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화증권은 "현시점은 수주가 다소 회복되었다는 것 외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조선사들의 이익규모는 올해를 피크로 최소 2012년까지 감익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오해 가운데 하나는 올해를 2003~2004년과 같은 빅사이클의 초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신규 수주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주잔고는 감소하고 있으며, 신조선가 역시 원화 및 위안화 강세와 수주증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잔고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당해 건조량 이상의 신규수주가 있어야 하지만 건조량 대비 수주량 비중은 지난해 29.1%, 올해 62.9% 수준으로 내년에도 수주잔고 감소추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또 지난해 말부터 신규수주가 재개됐지만 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주잔고의 단위당 가격은 지난해 4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양플랜트도 상선시장 축소를 충분히 커버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2년간 매우 부진했던 해양플랜트 시장이 회복되면서 상선시장의 축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며, 하지만 "상선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비해 가격이 하락했고, 국제유가안정과 노후설비 교체수요의 둔화로 해양플랜트 시장의 규모가 축소되어 상선시장의 축소를 커버하기엔 무리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동익 연구원은 "조선주들의 장기랠리에 따른 주가상승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방어적 포트폴리오의 구축에 대한 고민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절대수주량 부족 및 신조선가의 더딘 상승과 어닝훼손이 조선업종 주가조정의 빌미가 될 우려가 있다면, 조선노출도가 낮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거나 가치 매력도가 높은 종목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정 연구원은 비조선 부문의 빠른 성장으로 조선부문 매출 및 이익감소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과 상장사 지분가치가 돋보이는 현대미포조선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본 기사는 본지 주간 '경제플러스'紙 11월 3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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