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광진 기자]영재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사교육은 물론 공교육에서도 ‘영재’ 열풍이다. 잠재적 영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여러 영재교육기관에서는 매해 영재교육 대상자를 확대 선발하고 있다. 내 아이가 영재인지 아닌지의 기준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교육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영재는 평균이상의 지능과 높은 창의성, 과제집착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시매쓰 수학연구소 강종태 부소장은 “영재들의 공통점은 평소 호기심이 강하고 질문을 많이 하며, 언어에 대한 이해력과 표현력이 좋다. 또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재교육기관의 경우 교사의 관찰추천을 통해 학생의 지능과 창의성, 학업성취도 등과 같은 능력뿐만 아니라, 흥미, 태도, 리더십, 과제집착력, 책임감 등과 같은 행동 특성도 함께 고려해서 영재를 선발하고 있다.

분야마다 요구되는 영재성의 형태도 다르다. 수학 영재의 경우 과거에는 단순히 지능 지수나 암기력, 지식을 측정하는 지필고사 만으로 영재를 선발했으나, 최근 수학교육이 ‘창의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다양한 영역과 상황에서 영재성이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지식 수준이 아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을 열어주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시매쓰 수학연구소의 강종태 부소장의 도움으로 내 아이의 수학적 영재성을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 자율성을 보장하는 학습환경을 조성해라

수학적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학을 ‘가르치기’ 보다 학생 스스로 ‘깨우치게’ 도와주는 환경이 필요하다. 아이의 수학 창의력이 발현되려면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는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각을 이등분 할 때는 반드시 이런 방법을 사용해야 효과적이야”, “그 방법은 틀렸어” “정답은 1이야. 그 외에 다른 답은 없어” 등의 권위주의적인 행동과 말로 아이에게 수학적 지식을 무리하게 주입하거나 아이의 활동과 사고의 흐름에 자주 간섭한다면 수학적 창의성이 발달하기 어렵다.

또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얼마지?”와 같은 이미 학습한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 보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이야. 왜 이런 성질을 갖는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와 같은 아이의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발문을 하는 것이 좋다. 설령 정답이 틀리거나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지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인내하며 기다려주어야 한다. 수학적 사고력은 자신이 범한 오류를 알고, 그것을 깨우치고 수정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크게 신장된다.

◆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충분히 주어라

문제가 풀리는 게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빠져들고, 스스로 문제를 풀면서 느끼는 쾌감은 과제집착력으로 연결된다. 과제집착력은 어렸을 때부터 길러진다. 아이의 집중력은 길지 않지만 아이가 집중하는 시간을 충분히 보상해준다면 커갈수록 집중력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진다. 산만한 아이도 아이 탓이라기 보다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은 엄마 탓일 경우가 더 많다.

개념이나 원리를 배울 때 아이가 스스로 터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서 찾아나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부모의 개입은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아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령, 수학을 배울 때 다양한 게임과 교구활동을 하며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즐기는 과정을 겪으며 수학을 좋아하도록 만든다. 어려운 과제를 끙끙대며 해결하게 하는 것이 수학을 즐기게 할 수도 있지만 좌절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 아이가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해 한 단계 도약해나가는 과정을 잘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 문제풀이 선행학습은 지양하고, 독서 많이 하라

일부 학부모들은 응용, 심화 문제나 경시대회 문제를 많이 풀면 영재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암기식 수업과 반복학습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답이 무엇이고 맞았는지 틀렸는지에 대해 조급해 하기 보다 융통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사고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끝까지 풀고, 스스로 해결했을 때 칭찬해주고 기쁨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특히 지나친 선행학습은 깊이 생각할 기회도 없이 수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창의성을 해치는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영역의 책을 읽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개념과 원리를 익힐 수 있는 퍼즐이나 게임 등의 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좋다. / 글=시매쓰 수학연구소 강종태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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