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형주 기자] 승부사 현정은 회장(재계 17위 현대그룹)이 정몽구 회장(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를 이기며 16일 국내 최대 건설사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두산과 한화에 이어 재계순위 12위 그룹으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

지난 6월 말 매각작업이 재개된 이후 현대자동차의 우세가 점쳐졌던 가운데 현대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전략적 투자자 유치 불발 등 어려운 난관을 이겨내고 현대건설을 되찾게 됐다.

승패의 결과를 가른건 역시 인수가격이었다. 현대그룹은 현대차보다 4000억원을 더 써내고, 현대건설을 되찾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비가격 요소에서 현대차가 앞섰지만 인수가격을 높게 쓴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며 "현대그룹이 4000억원을 더 썼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현대건설 인수가격을 4조원 안팎으로 예상했지만, 현대차는 5조1000억원을 썼고 현대그룹은 5조500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6일 오전부터 현대그룹이 유리하단 평가가 채권단 내부에서 흘러나왔고, 이날 오전 11시 채권단은 결국 현대그룹에게 승리를 선언했다.

경쟁이 치열했던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이 승리한 배경에는 여러 전략이 있었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을 때 고 정몽헌 회장이 사재 4400억원을 출연한 점 등을 강조하면서 현대건설에 대한 연고권을 강조했고, 지난 9월24일 채권단의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전후한 시기부터 TV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인수 명분을 강조하는 여론전을 전개 해왔다.

또한 배수진을 친 현대그룹 경영진이 채권단과 껄끄러운 관계 와 독일의 전략적 투자자 M+W그룹의 막판 불참에도 불구하고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을 투자자로 유치하며 필사의 각오로 현대그룹의 승리를 이끌었던건 승부사 현 회장의 뚝심이 보여준 결과라고 할수 있다.

이로써 경영난에 허덕이던 그룹을 취임 5년만에 매출을 232% 이상 끌어올리며 우량 기업으로 만들고, 포브스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한국인 최초로 2년 연속(2008, 20009년) 선정되기도 했던 현 회장의 경영능력이 다시한번 재조명 되며 앞으로 의 현회장과 현대그룹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