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태양광 대장주 OCI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25만원대를 회복한 건 작년 9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12일 주가는 전일보다 3만3000원(14.86%) 뛰어오른 25만5000원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일의 5배 이상 늘어난 190만주에 달했다.

시초부터 강세로 출발한 주가는 미국 태양광 발전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주가는 이날 120일선을 돌파를 시도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르고 있다. 

OCI 일봉차트
OCI 일봉차트

OCI의 선전으로 다른 태양광 관련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화케미칼이 7% 넘게 급등하며 강한 반등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오성엘에스와 웅진에너지도 5%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태양광주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폴리실리콘 가격 흐름이 안정화되면서 1분기가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7년 말 ㎏당 400달러까지 올랐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말 3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되는 모습이다.한계상황에 이르렀던 중국내 소규모 업체들이 악성재고 덤핑 판매에 나서며 가격이 급락했으나 이를 딛고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용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제품가격의 급락이 공급사이드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면서 악성 잉여공급을 정리하고 있다"며 "2분기경부터 메이저 업체들의 손익분기점 수준인 ㎏당 25~30달러를 바닥으로 가격이 유지 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불안도 태양광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란이 핵 문제로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유가 상승 우려에 대한 대체 에너지원의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

원 연구원은 "웅진에너지의 경우 지난 10일 2대 주주인 미국의 태양광업체 썬파워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히면서 잠재적인 물량부담이 해소된 것도 투자심리 강화에 보탬이 됐다"고 분석했다.

독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의 지난해 12월 한 달 수요가 3기가 정도였던 것으로 집계됐다"며 "분기 수요가 30기가 가량이면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분간 태양광업체의 주가가 부진을 벗어나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황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계약 해지나 변경 공시도 쏟아지고 있기 때문.

OCI는 지난 9일 미국의 대표 태양에너지업체 에버그린솔라와 맺은 3219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 2건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10일 삼성SDI와 체결한 태양전지용 웨이퍼 공급 계약이 410억원에서 246억원으로 줄었다고 정정했다. 앞서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12월23일에도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237억원 규모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공급 계약을 포함, 총 512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 3건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과감한 투자에 나섰던 대기업들도 실상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어받은 삼성SDI는 기흥 생산라인을 거의 가동하지 않고 있다. LG그룹도 태양광 투자를 잠정보류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할 계획이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을 포기했고 음성공장의 증설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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