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동욱 기자] 한국에서 주가조작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론스타가 국제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론스타가 국제적인 범죄집단임을 보여준 최근의 사례이다.

 이 재판결과는 론스타가 자신들이 책임져야할 배상금을 고스란이 외환은행에 바가지 씌우고 '먹튀'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면서 많은 국내투자자들을 분노케한다. 돈 앞에선 비정하기 이를데 없고 도덕성은 따지지 않는 다는 것이 헷지펀드의 주요 속성이지만 이 사건은 론스타가 어떤 집단인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최근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는 론스타가 과거 외환카드 1대 주주였던 올림퍼스캐피탈에게 미화 약 3730만불 및 2003년 11월20일 이후 연 5%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론스타는 돈앞에서 불법과 위법도 서슴지 않는 다는 사실이 다시 한법 입증된 사례이다.

 이 사건은 론스타로 인해 발생한 외환은행의 배상금 문제를 떠올린다. 하나금융의 기존 계약서 등을 감안할 때 740억원의 배상금 중 약 620억원을 외환은행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외환은행이 이를 부담해야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주가조작 확정판결에서 론스타측 이사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꾸미고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개인이 범죄 집단과 얽혀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기 어렵다.

 또 하나금융 주주의 입장에서는 론스타와 계약상 외환은행 부담분 만큼의 감액 요인이 발생한 것이며 이를 계약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 2조원에 더해 범죄집단 론스타에 620억원 가량을 더 얹어주는 셈이 된다.

 요즘 고교생들이 입는 모 브랜드의 고가 자켓이 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만든다고 해서 속된말로 '등골 브레이커'라고 한다는데 외환은행이 그 꼴이 된 것이다.

 사건의 핵심은 이러한 론스타가 자신들의 범법행위로 발생한 엄청난 배상액을 외환은행에 떠넘기고 한국을 탈출하려 한다는 점이다. 론스타가 주도한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소액주주들이 입은 피해가 다시 확인된 마당에 경영권 프리미엄 및 주가조작에 따른 소액주주 손실분이 제외되지 않은 계약이 승인돼서는 안되는 것이다.

 국내외를 종횡하며 전문적인 금융범죄를 저지르고 연거푸 유죄가 확인된 범법자를 이대로 고스란히 떠나 보낸다면 대한민국의 금융 주권은 헷지펀드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히는 선례가 남게 된다. 우리 스스로가 금융주권을 확고하게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의심받게 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또 하나금융이 첫 계약 당시부터 론스타가 소송이 진행중인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11월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올림퍼스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싱가포르에서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금융범죄로 유죄판결을 받는 론스타와 계약을 진행하는것 자체가 신뢰가 생명인 금융회사에 두고두고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길 것이다.

 지난 9년간 온갖 불법과 악행으로 국내 금융시장을 교란한 론스타에게 천문학적인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보장받아 편안하게 한국을 떠나게 한다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론스타에 대해서는 보다 확실한 셈을 해야 금융주권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을 관련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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