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한진중공업이 13% 넘게 오르며 급등세로 마감했다. 11개월여 간 이어진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노사간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장마감 이후 노사 합의문을 통과시키기 위해 열린 노조 조합원 총회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의 행방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9일 주가는 전일보다 2500원(13.85%) 뛰어오른 2만55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전일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188만주에 달했다.

장기간 매듭지어지지 않은 노사문제로 하반기 한진중공업 주가는 춤을 췄다.

 
 
지난 7월 초 존폐 위기에 몰렸던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가 3년 만에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4만원대까지 근접하며 상승기류를 타는 듯했다. 무려 6개월 간 계속된 파업을 종결 짓고 극적인 노사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 신규 수주에 성공한 것이어서 그 의미는 컸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08년 이후 3년 가까이 계속된 영도조선소의 수주 부진을 씻게 됐으며, 상선과 특수선 두 부분에서 동시에 신규 일감을 확보했다. 중소형 컨테이너선과 각종 특수선을 수주해 영도조선소를 차별화하겠다는 노조와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금속노조 등 외부세력이 속속들이 개입되면서 정리해고로 촉발된 한진중공업 사태는 사회문제로 비화되며 주가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 8월 18일 그간 국회의 청문회 출석 요구를 등지고 해외 체류 중이었던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장에 얼굴을 내비치자 정치 사회적 문제로 확산된 정리해고 문제가 재삼 환기되면서 주가는 마침내 2만원대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달 초 조 회장이 국회 권고안을 수용하며 사태해결을 위한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노조위원장 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만회하는 듯했다.

그러나 장기간의 파업 여파로 신규 수주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로 인해 영도조선소의 휴업이 확정되자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나흘간 주가 하락율은 무려 20%에 달했다. 다시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 문제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다 이날 장중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다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날 노사 합의문을 통과시키기 위해 열린 노조 조합원 총회가 중단됨에 따라 노사문제는 또다시 안갯속으로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과 협상에 나섰던 노조 지도부는 이날 오후 4시쯤 정리해고 조합원을 상대로 합의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지고 조합원 총회를 통해 찬반 투표를 열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85호 크레인 인근에 경력 200여명이 투입됐다는 소식에 조합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총회가 무산됐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