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여의도에는 커피전문점만큼이나 많은 게 있다. 바로 증권사다.

여의도역을 따라 걷다보면 블록마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증권사들의 간판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한 눈에 보이는 증권사만 어림잡아 스무 군데가 넘는다. 그야말로 ‘금융의 섬’이다.

문득 이 많은 증권사들이 과연 어떻게 먹고 살까하는 궁금증이 인다.

최근 증권업 환경은 썩 호락치만은 않다. 2008년 자통법 이후 중소형 증권사가 늘어나면서, 경쟁을 통해 질적향상을 꿰한다는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정해진 파이를 누가 더 먹느냐' 싸움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수익성에 목이 탄 증권사들은 '업계 최저 수수료'로 대변되는 수수료 출혈경쟁으로 '제살 깎아 먹기'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일부 증권사들은 상대적 약자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高 이자율을 받을 수 있는 신용융자거래에 눈을 돌리면서 '쉬운 장사'에 매진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면 치열해질수록 팍팍한 현실앞에 증권사들의 아우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최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란 처방을 내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이 개정안으로 증권사들이 M&A 자문 및 인수자금(브릿지론), 신생기업에 PI 차원 융자 및 보증, 구조화금융 등에 뛰어들 수 있게 됐으며, 이를 위한 증권사들의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 행보가 예고 되고 있다.

그 결말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될 요량이지만, '대형화'와 더불어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차별화'다. '대형화'로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더라도, 속은 같고 무늬만 다른 '덩치'들로는 시간이 흐르면 현재와 비슷한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Think Different”라는 메시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름’이라는 특화된 도움닫기가 필요하다. 바야흐로 사이즈에 대한 고민과 함께 진정한 실력 기르기에도 역량을 모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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