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두윤 기자] 시절이 하 수상하다. 지속되는 미국 경제위기에 사그러들 것 같았던 유럽 재정위기까지 세를 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춤을 추고 있다. 공포와 기대감이 엇갈린 트위스트 댄스다.

4일 국내증시는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다. ‘검은’ 이란 단어로 충격강도가 강조됐지만,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타고 본격적인 클라이막스를 예고하면서 춤사위가 한층 현란해진 탓이다.

산적한 악재에 불안해진 투심은 지푸라기에도 기대감을 배가시킨다. 4일(현지시간) 버냉키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언급했던 뉴욕증시는 장막판 400포인트 가량을 뛰어 오르며 상승 마감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일희일비의 허약해진 투심을 방증하고 있다.

각국 정책당국자들은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미국의 경우 3차 양적완화라는 ‘마법의 지팡이’ 사용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마지막 카드’라는 점은 고민을 더욱 깊게 한다.

2차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3차 조치에 대한 확신은 크지 않다. 심리적인 요인을 제외하고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날의 검인 셈이다.

불확실성이 덩치를 키워가면서 전문가들도 '갈지(之)'자를 그리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 될 경우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목소리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하다.

치사율 높은 경기침체 바이러스가 유럽을 휩쓸고 미국 경기둔화와 더불어 세계 경제의 목을 조르게 된다면, 세계경제 2위로 떠오른 중국의 존재감은 자연스레 커질 수 밖에 없다. 과거 식민지 체제를 근간으로 한 제국주의 효과를 100여 년간의 누려왔던 서방 국가들의 유일한 대안이 아시아, 그리고 중국인 셈이다.

지난 8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세계 경제의 회복을 위한 중국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본질을 따져보면, 유럽 사태가 확산되며 프랑스마저 가시방석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에게 손을 벌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중국지방 재정 문제는 중국의 부인에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지난 8월 중국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지방공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부실논란이 커졌으며, 중국 지방정부들이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채무액이 전체 채무액의 43%인 4조6천억위안(77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지방공기업들의 은행 대출 만기가 내년부터 2013년까지 집중되고, 내년에만 원금과 이자 상환금이 중국 지방정부의 연간 재정수입 3조위안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2조7000억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함께 둔화되고 있는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제성장률까지 따져 본다면, 문제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도 이런 우려는 여전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현재의 세계 경기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넘어 진정기미에 들어선다고 해도 'U'자형이냐 ‘L'자형 성장세냐의 문제가 남는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악재는 산적해있고 그 결말이 악재의 현실화일지, 기대감의 승리일지 그 답은 모른다.

다만, 숲을 보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점은 강조할 필요가 있다. 리크스관리를 강조한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당장에 대응키 힘든 춤추는 증시에 몸을 싣고 한탕을 노리는 것보다 관망하는게 리스크가 적다. 소낙비는 피해가라 하지 않던가.

‘블랙스완. 있다 없다’ 그 결말은 모른다. 다만, 소중한 투자자 자산을 보호하는 것이 현 시점의 가장 큰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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