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코스닥이 전일 8% 이상 폭락하면서 코스피에 비해 펀더멘털이 취약한 코스닥이 후행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왔다.

27일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는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공세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코스피 하락이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코스닥 하락이 더욱 가파르다"며 "코스닥의 벤처기업이 코스피 기업들에 비해 원화 약세와 은행 유동성 긴축 등 매크로 악재에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9월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에서 거래될 시 상당수 기업이 3분기에 환차손으로 인한 영업외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은행 유동성 긴축이 확산된다면 자금 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은 코스피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다"며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고 코스피200선물 거래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악재와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에 선행적으로 반응하지만 코스닥은 외국인 투자 비중도 낮고 선물 거래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달러가 부족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은행에 달러를 공급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달러 유동성이 재공급된다면 금이나 원유 가격, 신흥국 통화 및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럽계 금융기관의 달러 유동성과 관련해서는 홍콩H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해 거래소와 달리 자금유출입이 자유로운 홍콩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조달을 위해 주식을 급히 팔았다면 달러 유동성이 일정 부분 충족될 경우 다시 홍콩 시장에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

그는 "홍콩H지수가 하락세에서 벗어나 긴 양봉을 그린다면 유럽계 은행의 달러 가뭄이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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