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세계 2ㆍ3위 철광석 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와 BHP빌리턴의 합작 프로젝트가 한·일 공조에 의해 결국 백지화됐다. 

BHP빌리턴은 18일 성명을 통해 철강업체들의 반발에 따라 양사 간에 진행하고 있었던 철광석 개발 합작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BHP는 "합의 이후 각국 규제 당국에서 이 합작 프로젝트를 승인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갈수록 분명해졌다"며 "결국 양사는 이번 합작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BHP빌리턴과 리오틴토는 지난해 12월 50대50의 지분비율로 철광석을 생산하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간 공정위는 두 기업이 결합해 공동생산하면 비용, 물량, 품질 등이 같아져 경쟁구조가 소멸되는데다 결합 뒤 일부 품목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55%로 올라서 2위 업체(점유율 10%)와도 경쟁제한성이 있다는 시각에서 이들의 결합 문제를 다뤄왔다.
 
공정위는 또 두 기업의 결합으로 생산량을 감축하거나 확대하는 것이 가능해져 국제 철광석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철광석을 해외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고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양사가 결합할 경우 가격결정권이 높아지면서 국내 관련기업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던 상황.

실제 포스코의 경우 연간 3조원 상당의 3천만톤 규모의 철광석을 수입하고 있는데 총 수입의 67%가 양사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개소하면서 내년부터 국내 수입물량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철광석을 수입하는 국가들은 원료 공급 시장의 독점 구조를 심화하는 움직임으로 여기고 반대 목소리를 높여 왔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에 대해 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심사보고서를 조기에 양측에 전달한 것이 철회의 결정적 계기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가 간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M&A 분야에서 시정조치 수준의 제동을 건 첫 사례"라며 "철광석 시장에서 공급자측 지배력이 보다 강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철강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이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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