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본지 주간 '경제플러스'紙 9월3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수주부진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조선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체의 월별 수주량은 하반기 들어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중대형 컨테이너선와 탱커선 발주가 회복되고 있는 것.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7월 삼성중공업이 에버그린사에 8000t급 컨테이너 10척을 수주한 것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NOL사에 8400t급 컨테이너 10척을 수주한 이후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발주국가가 대만, 싱가포르에서 그리스 덴마크,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2008년 이후 급감했던 LNG선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나이지리아와 카타르의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스팟물량의 목적지가 아시아와 중동으로 전환되면서 해당 지역의 LNG선 발주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

최 연구원은 “최근 수주회복은 하반기 이후 국내 조선사들의 도크 회전율을 과거 호황수준으로 상승시키고 있다”며 “선가와 건조척수가 모두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건조척수는 유지 혹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운임상승으로 선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점도 플러스 요인 가운데 하나.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금흐름이 개선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차입금을 일부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동성 리스크 해소로 인한 할인 요인이 사라진 만큼 조선주가는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 연구원은 “조선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산업재 평균과 비교했을 때 저평가 상태”라며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 논란을 감안해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조선업은 1990년 초부터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출 주도의 성장 전략 하에서 1990년대부터 줄곧 수출 톱5 자리를 지켜왔던 것.

2000년대 초에는 기세를 이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등극했다. 2006년에는 수출 220억 달러, 2008년에는 43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주 가뭄으로 힘들었던 지난해에도 450억 달러의 실적을 달성해 연간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재와 중국 조선업의 추격이 더해져 지난해 7월에는 수주잔량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는 상황에 이르렀다. 조선주 역시 반등 대열에서 소외돼 시장의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국영기업집단의 투자로 3대 조선기지를 건설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개발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규모의 경제와 기술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에 나섰다. 현재 중국은 탱커와 벌크선에 집중됐던 선종을 LNG선, 드릴십 등으로 확대하며 건조선종 고도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중국은 조선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3대 지표인 수주량과 수주잔량, 건조량에서 모두 한국을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올 수주량은 중국이 871만9037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를 기록, 국내 조선소의 755만6401CGT를 앞섰고, 건조량 역시 1124만CGT로 우리나라의 1080만CGT를 넘어섰다.

수주잔량에서도 중국은 5153만CGT으로 집계돼 4640만CGT을 기록한 한국을 제쳤다.

실질적으로 경쟁이 가능한 상위 30대 대형 조선소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국내 대형 조선업체 경쟁력은 여전히 중국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성은 과거 우리나라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일본을 추월했던 것과 같은 수순에 속한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장은 중국에 대응하는 한국조선산업의 전략으로 그린조선소 추진 등 친환경 녹색성장과 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설비 기술 개발을 꼽았다.

장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조선산업 사이클 하락 요소 중첩으로 위축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주경쟁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그린십 개발에 힘쓰고 IT와 접목된 디지털 그린조선소를 통해 효율제고 및 비용절감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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