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11일 광복절과 올해 순국 100주년을 맞는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중국 하얼빈에 거주하는 유가족 안노길 할머니(97세)를 방문해 냉장고와 생활 지원금을 전달하고 안중근 의사 기념관 운영비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임직원 자원봉사자 10명은 노인요양시설 별채에 거주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안노길 할머니를 직접 찾아 벽지 도배 및 청소 봉사를 한 후, 기념관 운영비와 소정의 생활지원금을 전달하고 안 할머니와 함께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참관했다.

행사에 참석한 아시아나항공 경영지원담당 박형기 상무는 "하얼빈은 특히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국내보다 이른 2006년도에 먼저 건립됐다"며 "이에 안중근 의사의 뜻을 기리고 하얼빈 동포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유가족 및 기념관을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노길 할머니는 안중근 의사의 조카였던 남편을 일제에 의해 잃은 뒤에도 혼자 생계를 꾸려가며 안중근 의사 공적 알리기에 전념, 6.25 이후 중국의 적대국이었던 대한민국 태극기와 안 의사의 초상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다 반혁명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는 20년간의 옥고 중에도 치마 실로 태극기를 만들어 벽에 걸다가 사상개조불능 판정을 받아 다시 20년간 네이멍구 오지 노동교화 농장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이후 1998년 한·중 수교 때에서야 풀려났으나,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2년간 하얼빈 성당을 전전하다 최선옥 수녀를 만나 비로소 지금의 안식처를 얻었다.

안노길 할머니는 “젊은이들이 먼 한국에서 찾아와 주어 고맙고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줘서 더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선옥 수녀에 따르면 안노길 할머니는 방문객이 주는 돈을 모아 안중근 의사 기념관 운영 사업에 기탁할 정도로 순국자 가족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본사에서 1년에 2회 안노길 할머니를 방문해 매달 생활비와 기념관 운영비를 지속 지원할 예정이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도 2003년 3월부터 서울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숭모회에 3억6000만원을 계속 후원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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