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로, 3분기 적자 확대에도 기술 상용화 자신감 유지
미국의 소형 핵분열로(startup reactor) 개발사 오클로(Oklo Inc.)의 3분기 손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흔들렸다. 10일(현지 시각) CNBC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오클로는 3분기 주당 20센트(–$0.20)의 순손실을 기록해 LSEG(구 Refinitiv) 컨센서스인 –13센트보다 부진했다.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3~4% 하락했다.
이 회사는 아직 상업적 매출을 내지 못했음에도, 올해 들어 주가가 약 390%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차세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기술과 AI 인프라용 청정전력 공급이라는 두 축의 성장 스토리를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오클로는 2027년까지 첫 상업용 Aurora 고급 핵분열 플랜트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회사는 현재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는 설계 안전성 검증 및 현장 실증 단계가 병행되고 있다.
AI 전력 수요와의 접점…“데이터센터의 새 에너지 모델”
오클로는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전력 집약적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AI 트레이닝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팅 허브에서 기존 전력망(grid)이 처리하지 못하는 부하를 소형 모듈형 원자로 (SMR)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논리다.
회사 측은 “Aurora 플랜트는 15~20 메가와트급 소형 발전단위로, 도심 또는 산업단지 인근에도 설치가 가능하다”며 “AI 인프라 전력소비를 탄소 제로로 만드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및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맞물리며, ‘AI 전력 생태계’ 내 핵심 공급자로 부상하려는 구도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을 두고 “기대는 여전하나, 상업화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에너지정책연구소의 제임스 피터슨 박사는 “오클로의 기술은 매우 혁신적이지만, 규제 절차와 자본 조달 사이클을 감안하면 2027년 상업화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핵분열 기술의 규제 허들 및 건설 리스크는 여전히 높으며, 최근 고금리 환경은 설비 투자비용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보다는 기술 진행상황과 규제 승인 속도에 주가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적 의미 — ‘핵’이 다시 AI 의 에너지가 되다
오클로의 사례는 미국 정부가 ‘탄소중립 전환’ 정책을 넘어, AI 산업과 핵에너지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산업 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부담 문제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클린 에너지 공급 라인으로서 핵분열 기술이 부상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 에너지의 부활’이 아니라 ‘첨단 산업의 기반으로서의 재해석’으로 평가된다.
결국 오클로의 향후 궤적은 청정에너지·AI·원자력 규제완화 세 요인의 교차점에서 미래 기술주 전략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