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2년 만에 최대 규모 기술주 매도

AI 열기 식으며 ‘고평가 부담’ 현실화… 기관투자자들 리스크 회피 움직임

2025년 11월 초 기준, 글로벌 주요 헤지펀드와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기술주 비중을 빠르게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트래킹 기관들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주간 헤지펀드들의 기술주 순매도 규모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이어오던 기술주가 최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에 직면한 가운데, 기관들이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조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열기 과열 우려… “이익이 아닌 기대만 남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매도세의 배경으로 AI·반도체·클라우드 기업의 과도한 주가 상승을 꼽고 있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AI 서사(AI narrative)가 기술주의 상승을 정당화했지만, 하반기 들어 실제 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현금흐름 없는 성장주’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등 대표 기술주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주간 주가가 5~10% 조정받는 양상을 보였다.

리밸런싱 가속화… 방어적 섹터로 이동

헤지펀드들은 기술주 매도와 동시에 에너지, 헬스케어, 금융주 등 경기방어 섹터로 자금 이동을 확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프라임브로커리지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글로벌 헤지펀드의 순매도 상위 업종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였으며, 순매수 업종은 ‘에너지’, ‘은행’, ‘소비재’로 확인됐다.

이는 연준(Fed)의 금리 정책이 장기 고금리 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래 성장보다 현재 수익에 초점을 맞춘 방어적 자금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 반응 — “AI 버블인가, 일시적 숨 고르기인가”

시장에서는 이번 기술주 매도세가 일시적 조정인지, 구조적 전환의 시작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AI 관련 투자는 여전히 초기 단계이며, 단기 조정은 오히려 장기 진입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또 다른 전문가는 “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2023년과 같지 않다. 실적 대비 과도한 주가 상승은 반드시 조정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최근 한 달간 4% 이상 하락하며, 6개월 만에 가장 약세 흐름을 보였다.

성장의 피로감과 현실의 충돌

이번 현상은 단순한 차익실현을 넘어 ‘성장 스토리 피로감’과 ‘현실 수익의 부재’가 충돌한 결과로 해석된다.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은 여전히 중장기 성장축으로 평가받지만, 단기적으로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금리 환경,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화 검증’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2025년 4분기 글로벌 증시는 “성장에 대한 맹목적 신뢰에서 수익과 현금흐름 중심으로의 회귀”라는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헤지펀드·기관, 기술주 2년 만에 최대 폭 매도

  • AI 관련 종목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 부각

  • 방어적 섹터(에너지·헬스케어·금융)로 리밸런싱 가속

  • 시장은 ‘AI 버블 경계’와 ‘일시 조정론’ 사이에서 혼조

  • 기술주 중심 시장은 “성장 신화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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