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솔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했던 캐롯은 설립 5년 만에 모회사 품으로 완전히 들어갈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캐롯의 재무건전성 악화와 손해율 부담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한화손보는 캐롯을 직접 통합함으로써 디지털 보험 역량을 흡수하고, 중복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는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전 직원에게 “유상증자와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매각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는 흡수합병을 통한 정상화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캐롯손해보험은 2019년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차, 알토스벤처스 등의 공동 투자로 설립됐다. 이후 '퍼마일 자동차보험' 등 혁신적 상품으로 주목받았지만, 높은 손해율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창사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해왔다. 2023년 말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3,300억 원이 넘는다.
한화손보는 캐롯 지분 약 6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최근 캐롯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격히 낮아진 가운데 자본 확충과 사업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정례 협의체를 통해 흡수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 재편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한화손보가 디지털 보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중복 조직과 비용을 정리하며 실질적 효율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