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한국 기자] 현대차그룹이 15일 사장단 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의 현대차 부회장 승진과 호세 무뇨스의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선임이다.
장재훈 사장은 2020년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부회장에 이름을 올렸고,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대차 창사 57년 만에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CEO에 선임됐다.
정 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장 사장의 부회장 승진에 대해선 정 회장이 자신의 직할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실력과 성과주의를 앞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무뇨스의 외국인 CEO 선임과 성김 고문의 사장 승진의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불확실해진 글로벌 정세에 보다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정 회장의 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사장단 인사엔 성과에 대해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성과 중심' 인사 기조가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장재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장 신임 부회장은 2020년 사장 취임 후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 전동화 전환 트렌드 속에서 현대차의 최대 실적을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장 사장의 지휘 아래 지난해 연결 기준 최대 매출액(162조6천636억원)과 영업이익(15조1천269억원)을 기록하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빅3'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다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인 수소 사업까지 장 사장이 맡게 되자 정 회장이 성과에 입각해 더 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장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단행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장 신임 부회장은 향후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면서 완성차 사업 전반의 운영 최적화·사업 시너지 확보를 도모하고, 미래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성과 중심 인사 기조는 이번 사장으로 승진한 최준영 기아 부사장과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대표이사 부사장 인사에서도 두드러진다.
최 신임 사장은 기아 국내생산담당으로서 노사 관행 개선을 통한 생산성·품질 경쟁력 확보로 기아 최고 실적 달성을 견인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신임 사장은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하고, 창사 이래 첫 인베스터 데이 개최 등 시장·고객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정 회장이 현대차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을 현대차 CEO에 내정한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더욱 불확실해진 글로벌 정세에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도요타 유럽법인과 닛산 미국법인 등을 거쳐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무뇨스 신임 현대차 대표는 글로벌 COO 겸 북미·중남미법인장을 맡으며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했다.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18년 15조2천928억원에서 2023년 40조8238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3천301억원 순손실에서 2조7천782억원 순이익으로 개선됐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무뇨스 신임 대표는 22년엔 미주, 유럽 등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보임했고, 이 과정에서도 좋은 실적 흐름이 이어지자 정 회장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경제안보 위기 대응을 이유로 대외협력·정세분석·PR 등을 관할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러한 기조와 일치한다.
성 김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전문가로,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았다.
특히, 성 김 사장은 올해 현대차 고문으로 합류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과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왔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현대차의 미국 전략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현대차 측은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