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본지 주간 'CEOPLUS'紙 8월3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민계식 회장
민계식 회장
[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기술형 CEO’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조선강국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그의 마라톤은 끝이 없다. 발표한 학술논문만 국내외 180여편. 특허는 220여건에 달한다. 덕분에 현대중공업은 현재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29개의 일류상품을 보유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풍력,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보폭을 확대, 현대오일뱅크 인수 이후 직접 대산공장을 방문해 기존 정유설비 현황 파악 및 증설 중인 고도화설비의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 인수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총 91.13%의 지분을 보유, 자산 총액 기준으로 지에스(GS)그룹을 제치고 재계 7위로 올라서게 된 상태. 산업부문에 있어서는 기존 그룹 사업과의 다각적인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정유‧화학 공장을 그룹 산하로 편입하게 된 상황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선박용 연료뿐 아니라 범현대가 기업의 주유 물량을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로써 플랜트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현재 추진 중인 태양광·원자력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현대종합상사를 통한 유전 개발까지 더해져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 셈이다.

지난 10일에는 미국 그린에너지 전문업체인 마티네에너지와 7억달러에 17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공사 계약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 계약은 마티네에너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15개 지역에서 총 900MW 규모로 추진하는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의 일부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부터 본격 수주 활동에 들어가 독일, 중국 등 세계 유수 태양광 업체를 제치고 1차 사업자로 선정, 2개 지역의 공사를 맡게 됐다. 총 계약금액은 약 7억달러로 애리조나 드래군 지역에 150MW 발전소가 완공되면 단일 태양광 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이는 일괄수주업체(EPC, 설계·기자재 구매·건설) 업체로서 기자재공급부터 총체적 사업 수주까지 모두 장악할 수 있는 강력한 전후방 연계 사업구조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 결과.

스페인 엘보니요(EL_BONILLO)에 설치한 7MW급 태양광 발전소
스페인 엘보니요(EL_BONILLO)에 설치한 7MW급 태양광 발전소
국내에서는 총 1057억원을 투자한 전북 군산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가동하면서 제주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 구축 및 각종 풍력단지 구축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 여타 풍력 진출 기업들이 유럽, 미국 등 기존 사업체들을 직접 인수하거나 조립 위주로 소극적으로 사업에 진출하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편 현대종합상사가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는 한층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2조7000억원이던 전기전자사업본부 매출이 현대상사가 합류한 올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전자사업부의 매출 증가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실적 호전이 상당부분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계열사가 된 현대상사가 현대중공업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톡톡히 지원하고 있다는 것.

이재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비조선사업부를 중심으로 한 현대중공업만의 차별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해양‧플랜트 사업부의 경우 전반적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회사의 입찰 기회도 늘어나고 있어 적지 않은 수주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젝트를 모두 합하면 약 175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유일하게 수주가 늘었던 유일한 사업부인 전기전자 사업부의 경우 전년대비 27.8%의 수주증가세를 보이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중 인공관절 수술 로봇 국산화과제를 수행, 올해까지 국내에선 처음으로 의료용 로봇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의료용 로봇은 로봇분야에서도 첨단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히며, 연평균 세계시장 성장률은 약 20%에 달한다.

/박소연 기자 papermoon0@e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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