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러스=김준완 기자]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8000여억 원의 투자를 단행한 것과 관련, 넥슨이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엔씨의 게임 개발력 적극 활용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8일 엔씨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김택진 사장으로부터 주식 321만 8091주를 주당 25만 원에 취득, 약 8045억 원이라는 계임업계 최대 액수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넥슨은 엔씨의 지분 14.7%를 인수하며 엔씨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김택진 사장은 지분이 9.99%로 줄어 2대 주주가 됐다.

넥슨과 엔씨는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 캐주얼게임을 서비스하며 게임업계의 선두를 달린 기업이며,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 하드코어한 작품을 통해 온라인게임에 있어 독보적인 개발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넥슨은 지난해 1조 2천억 원, 엔씨는 60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넥슨이 엔씨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2조 원에 가까운 거대 공룡 게임 기업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를 소유하고 있던 프랑스 게임기업인 비벤디가 액티비전의 대주주가 되면서 액티비전블리자드라는 거대 기업이 탄생했다. 이후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지난 2009년 4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37억 달러 매출에 그친 일렉트로닉아츠(EA)를 제치고 세계 1위 게임 기업이 된 바 있다.

물론 넥슨의 이번 엔씨 투자로 두 기업의 합병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게임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연합전선이 구축된 만큼 앞으로 양사의 시너지는 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넥슨의 엔씨 투자와 관련 김택진 대표는 “최근 국내 PC방 점유율 1, 2위가 외산 게임으로 바뀌었으며 이들 게임의 점유율은 절반 가까이에 이르고 있다.”면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엔씨와 넥슨이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넥슨 일본법인의 최승우 대표도 “이번 투자는 엔씨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다.”면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양사가 전 세계 게임 유저들에게 최상의 게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넥슨은 향후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엔씨의 경쟁력 있는 게임들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약 1조 2천억 원의 매출 중 한국 약 3900억 원, 중국 4500억 원, 일본 1800억 원, 북미 870억 원, 유럽 및 기타 지역에서 약 9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해외의 모든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반면, 엔씨는 지난해 약 6000억 원의 매출 중 한국 약 4000억 원, 일본 850억 원, 북미 274억 원, 유럽 180억 원, 대만 179억 원을 기록하며, 해외 매출 약세를 보였다. 이에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해외 부문의 매출에 있어 넥슨과의 결합으로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엔씨 기대작 ‘블레이드&소울’이 이달 국내 출시에 이어 텐센트를 통해 오는 8월 중국에서 첫 테스트가 진행되며 중국 정벌에 나설 예정인 만큼 ‘던전앤파이터’로 중국 내에서 입지를 굳힌 넥슨을 통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 최대의 빅딜로 꼽히는 이번 넥슨의 엔씨 투자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국산 게임의 위상을 다시금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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