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주가영 기자] 환율이 1100원대를 웃돌면서 달러강세로 인해 사라졌던 외화연금보험이 다시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외화연금보험은 환율변동의 위험 없이 해외투자, 자녀유학자금 등 장래 외화수요를 위한 보험 상품이다. 보험료 납입, 자산운용, 보험금 지급 등 모두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으로 2003년 9월 AIA생명에서 처음 출시됐다.
이후 알리안츠생명, ING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카디프생명 등 줄이어 외화연금보험을 출시하면서 급격한 판매 신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 뒤로는 점차 실적이 감소하더니 상품판매 중지 또는 변경돼 현재는 유일하게 AIA생명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카디프생명도 판매가 되고 있기는 하나 수요에 따른 판매구성 변화로 인해 외화부분은 사라져 사실상 판매중지나 다름없다.
ING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장기확정금리 일시납 상품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있어 개발하게 됐지만 2006년부터 달러강세로 인한 가입고객들의 자산손실 발생함에 따라 판매량 감소로 상품판매 부진이 지속돼 판매를 중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외화연금보험은 환율에 민감한 상품이기 때문에 연도별 환율만 살펴보아도 외화연금보험의 실적과 비슷한 양상을 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AIA생명 외화연금보험의 실적에 따르면 2004년도 4억3965만7300달러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2005년에는 전년보다 2억4102만1800달러 떨어진 1억9863만5500달러, 2006년에는 1억9602만800달러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전년대비 1억4962만7300달러 떨어진 4639만3500달러, 2008년에는 그 보다 더 떨어진 1133만2900달러였다.
그러나 2009년 전년대비 2331만2200달러 오른 3464만5100달러를 기록했다.
환율이 하락하게 될 경우, 보험계약자는 외화로 표시된 보험금은 일정하지만 원화 환산 보험금은 감소하므로 손실을 입게 된다. 이에 반해 보험회사는 외화로 부채를 부담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외화자산을 보유해 운용하므로 재무건전성에 영향은 없다.
AIA생명 관계자는 “2004년도 하반기 원화 화폐개혁 관련 논의 및 US달러금리가 원화금리를 상회하는 시장상황으로 환차익을 누릴 수 있었고 2009년에는 2008년 말 미국의 은행들이 연이어 파산, 미국경제가 바닥을 치면서 코스닥, 코스피 지수가 40% 가까이 하락해 다음해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입시점에 적용되는 환율이 낮아야 적립금에 환차익 얻을 수 있어 저점의 환율일 때 고객이 관심을 보인다”며 “현재 환율이 1100원을 살짝 웃돌고 있고 내년도를 넘어들면 원화강세가 돌아오기 때문에 판매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 역시 “최근 달러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시장상황에 따라 외화연금보험을 다시 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