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동욱 기자] 118조원의 빚더미에 눌려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지송, LH)가 올해 직원 성과급으로 1000억원 이상을 책정해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20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올해 직원들에게 지급될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1063억여원을 책정했으며, 이중 940여억원은 이미 지급된 상태다.

이번 성과급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서 LH가 A등급을 받은데 따른 것으로, 기본급의 440%, 직원 1명당 평균 16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 책정됐다.

하지만 LH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 109조원(부채비율 524%), 금융부채 75조원 수준으로, 하루 이자만 84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를 이유로 LH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종 개발사업을 재검토하거나 중도포기했으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까지 했다.

장윤석 의원은 “만약 민간기업이 이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성과급은 고사하고 무급·순환 휴가 등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강구했을 것”이라며 “LH의 부채는 세금 지원 없이 자체 해결될 수 없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근무를 하지 않은 교육파견 대상자 250명 중 226명에게도 124만~2900만원까지 모두 41억원의 성과급(1인 평균 1800만원)이 지급됐다. 또 인원 조정을 이유로 국내외 교육기관에 보낸 교육파견 대상자 250명에 대한 교육비용도 1인당 최소 770만원에서 최대 7800만원까지 모두 62억원에 이른다.

장 의원은 “매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와 적자 규모에 무감각해진 LH에게 1000억원 규모의 성과급은 ‘껌값’에 불과한 것 같다”며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공기업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자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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