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희원 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0일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라 회장의 후임으로는 류시열 신한금융 이사가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

지난 2001년 8월 신한금융 출범 때부터 지속된 ‘라응찬 체제’가 결국 막을 내리게 됐다. ‘신한사태’가 발생한지 2개월 만에 끝이난 것이다.

라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 라 회장은 “고객, 주주, 임직원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명제법 위반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선처와 배려를 부탁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성빈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이 전했다.

이사회는 라 회장의 회장직 사퇴와 신상훈 사장 직무정지에 따른 경영진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이사회 책임하의 비상체제로 신한그룹을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 3인방’을 제외한 총 9명의 이사들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는 앞으로 류시열 직무대행과 함께 차기 경영진 선임을 논의하고 그룹차원의 위기관리를 하게 된다.

류 대행은 한국은행 부총재와 제일은행 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역임한데다 2005년부터 신한금융 사외이사와 비상근 사내이사를 맡아왔다.

이사회 종료후 브리핑에서 류 대행은 “신한금융의 조직 안정과 새로운 지배구조의 정착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사회 멤버들이 중심이 돼 꾸려질 특별위원회와 함께 숙의하면서 차근차근 풀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는 소집을 1주일전에 통보해야 하는 등 번거롭고 해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표 직무대행과 함께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로 했다”며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앞으로 별도로 선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이사 대행 직책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신한금융 사람들이 당신 밖에 없지 않느냐, 신한의 조직 안정과 리더십 체제를 투명하고 깨끗하게 확립시키는 것도 보람이 아니겠느냐 해서 맡게 됐다”고 말했다.

전성빈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은 브리핑에서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비상체제를 출범시키겠다”며 “일상적 경영관리를 위해 류시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주축이 되고 중립적인 인사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대표 직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의장은 라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년 주총까지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녀는 노조가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느냐고 묻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의견은 충분히 듣겠다”고 밝혀 노조의 특별위 참여는 계획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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