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희원 기자] 국내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프로그램 매물과 IT업계의 부진한 실적전망으로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8.10포인트(-0.97%) 내린 1857.32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995억원, 129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2596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의 급락을 주도했다.

프로그램 거래는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의 격차를 이용해 안전한 거래를 지향한다. 컴퓨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시장 베이시스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시장 베이시스가 낮게 형성됐고 지난주 이후 상승 추세가 멈추면서 지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전날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1만390계약 순매도하며 코스피200지수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5.10포인트(2.06%) 하락한 242.80으로 마감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이후 증시가 흔들렸고 전날도 지수선물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지수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가 역대 최고치인 10조5000억원 인근까지 높아진 상황이다”며 “거래세와 연말 배당 등 때문에 대규모 PR물량이 나오진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날 IT주의 업황부진에 대한 우려도 코스피지수의 하락을 부채질했다. 전날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대만증시가 급락했고 이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가 선물과 현물간의 가격차인 베이시스를 악화시켜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몰고 왔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애플이 실적전망에 따르면 애플의 다음 분기 마진은 36%로 지난 분기 36.9%보다 하락하게 된다"며 "이를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선진국 경기지표가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IT 등 수출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도 내년 초까지는 하락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는 업종배당주나 중소형주 등 연말까지 지수를 끌고갈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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