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는 시각장애인 20여명과 삼성생명, 부산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협회 관계자 30여명 등 총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출간된 점자도서는 삼성생명 부산사업부 임직원 33명이 ‘점역’ 봉사활동으로 결실을 맺은 16권과 도서관측이 경비 부족으로 번역을 중단했다가 삼성생명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157권이다.
다소 특이한 봉사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점역 활동을 하게 된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바쁜 업무로 인해 다 같이 시간을 내 외부 활동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던 것. 그러던 중 업무시간 틈틈이 앉은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점역 활동을 2008년에 접하게 됐다.
점역은 책의 글씨를 컴퓨터로 타이핑해 점자 형태로 바꾸는 작업이다. 5쪽 정도 번역하는데 통상 1시간 정도가 소요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봉사활동 참여율은 100%. 점심시간이나 업무 외 시간에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배움에 목마른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만족도가 높다.
점역봉사에 참여한 최연옥 씨는 “매달 1권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일정보다 늦어지게 되면 마음이 급해 지기도 했다”며 “직장 동료들과 함께 진행해온 작은 노력이 책으로 출간돼 직접 보게 되니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는 김상호 부산시각장애인협회장, 이상조 부산점자도서관장의 감사말과 시각장애인대표 김진 씨, 최연옥 씨가 점자도서, 일반도서의 동일한 문구를 번갈아 낭독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낭독된 문구는 ‘인연이야기(법정 스님)’책 중에서 “사람이 제 몸을 사랑하거든 마땅히 자신을 보호하라 / 지혜를 구해 가지려거든 바른 법을 배우되 쉬지 말라 / 아는 것 없이는 남을 가르치지 말고, 알고도 남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큰 죄가 된다”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스스로 배움을 구하고, 봉사자도 그런 노력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뜻에서 문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사업부 내 봉사단의 활동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전도 삼성생명 부산사업부 1층 로비에서 오는 29일까지 전시된다.
주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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