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희원 기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동안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를 기반으로 주가가 뛰고 환율이 내린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모처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자 증시와 외환시장은 예상외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1.87p(-1.16%) 내린 1868.04로 마감했다. 금일 외국인은 순매도 우위로 2156억원을 팔았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53억원, 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인해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선 이후 순매도로 대응하던 개인투자자들은 지수가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자 최근 가격이 하락한 업종을 매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피 1900선을 주도한 조선, 자동차, 화학, 해운 등이 모두 하락했다. 약세에 시달려온 IT주만이 일부 올랐다.

개인은 화학, 전기전자, 운수장비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화학주는 최근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수출 비중이 큰 특성 때문에 원-달러 하락은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연초 이후 화학업종이 상당부분 초과수익을 기록하면서 현재는 밸류에이션 상 시장 대비 프리미엄을 부여받고 있는 상황이다”며 “높아진 주가배수는 주가상승 모멘텀에 다소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초를 기점으로 반도체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저가 매수 기회라는 전망 속에 IT주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IT관련 지표가 4분기 저점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IT계절성에 대한 리스크가 4분기는 높다"며 "IT업체들의 실적 저점은 내년 1분기 초에 나타나면서 주가 역시 이 시기에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IT주의 바닥이 가깝지만 선취매 하기에는 리스크가 높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체들의 실적은 보통 4분기가 바닥일 것이다”며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어떻게 잘 구축하느냐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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