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동욱 기자] SC제일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대금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유원일 의원(창조한국당)은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김재율 SC제일은행노동조합 위원장,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와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측은 국정감사를 위해 SC제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SC제일은행 보유부동산 매각 현황', 'SCFB 6개년간 주요 투자금액(2005-2010)', 'SC제일은행 점포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SC제일은행의 보유부동산 매각대금 3000억원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면서 "SC제일은행은 보유부동산 매각대금 3000억원의 사용처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2005년 1월 영국계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그룹에 합병(지분율 100%)된 이후 부동산을 매각하기 시작해 올해 8월까지 지점 부동산 35건을 3003억원에 매각했으나, 매각대금의 용처에 대한 해명은 의문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매각 전후 과정도 의문투성이다. SC제일은행은 영업점 25개 지점을 매각한 후 매수인과 바로 임대차계약을 맺었는데, 매수인이 매수한 영업점 부동산을 담보로 개포동 지점에서 매입자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매수인은 SC제일은행이 내는 임대료로 금융비용을 충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그것도 동일인과 같은 계약을 반복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3천억원이 넘는 부동산 매각대금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이 제출한 '보유부동산 매각 현황'에는 지난 6년동안 25개 지점 토지 및 건물을 '매각 후 재임차'했고, 3건의 영업소통폐합을 했으며, 포항합숙소, 우이동연수원 등 6건을 이전한 것으로 되어 있다.

유 의원은 "SC제일은행측이 6개년간 3000억원을 재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세부내역이 없고 신규 부동산 구입여부도 명시되어 있지 않아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일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민혈세, 즉 공적자금이 17조나 투입되어 회생시킨 국민의 은행이다. 그러나 1999년 12월 미국계 금융투기자본인 뉴브리지캐피탈에 인수되어, 불과 5년만에 세금 한 푼 없이 무려 1조100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2005년 1월 영국계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재매각된 바 있다.

유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SC제일은행의 국부유출 여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 "이번 국감에서 구체적인 문제점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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