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압수수색

2010-09-16     정희원 기자

[경제플러스=정희원 기자]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상위 증권사로 도약을 꿈꾸는 한화증권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는 16일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증권에 수사관을 급파해 감사팀과 전산실을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그룹 본사에도 수사관들을 급파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화그룹이 한화증권을 통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가 된 5개의 한화증권 차명 계좌들은 김승연 회장의 개인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하던 계좌의 일부다.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은 한화증권에 개설된 정체 불명의 5개 계좌를 조사했다. 금감원은 조사 결과를 대검찰청에 넘겼고 대검은 관련 자료를 토대로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하도록 배정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 5개 계좌들과 연계된 제 3의 계좌가 핵심이다. 검찰은 한화그룹이 5개의 차명계좌들과 연계된 계좌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조성해 김 회장과 친인척들에게 전달했을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계좌추적을 벌여왔다.

한편 한화증권은 올해 2월 자산관리 부문의 강자였던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1조원 넘게 불려지던 인수가액이 3400억원까지 낮아지면서 M&A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사회는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하기도 했다. 만년 중위권 증권사였던 한화증권이 지점수 133개로 업계 3위, 펀드판매 수익 5위, 자기자본 11위의 회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한화증권 측은 자신들은 비자금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5개 계좌에 대해 이미 충분한 조사를 받았으며 비자금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