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우디 오일 머니’와 손잡고 미래 모빌리티 새판 짠다

2025-10-30     정한국 기자

[경제플러스=정한국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다시 한 번 ‘현장 경영’의 속도를 높였다.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 회동을 갖고, 전기차 생산·스마트시티·에너지 전환 등 미래 산업 전반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현대차그룹이 중동을 글로벌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삼으려는 정의선 체제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 ‘중동을 전기차 허브로’… 정의선의 현장 경영

정 회장은 회담 직후 사우디 현지 전기차 공장 ‘HMMME(현대모터맨팩처링 미들이스트)’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았다.

공정 상황과 현지 부품 조달 계획, 인력 운영 구조를 꼼꼼히 점검하며 “중동 시장은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AI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실험장이 될 것”이라는 구상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내 전기차 조립 및 배터리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중동 시장의 공급망을 현지화하고, 향후 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수출 허브 역할을 맡길 방침이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취임 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다변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우디 현지 법인 ‘HMMME’의 생산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차그룹 제공

- 공장보다 생태계… 정의선의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

정의선 회장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공장 건설이 아니다. 그는 각 지역이 가진 산업적 DNA를 현대차그룹의 기술력과 연결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사우디의 에너지 자본, 인도의 인력 기반, 미국의 기술 생태계를 각각 연결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다극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주요 경영회의에서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와 에너지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플랫폼 산업”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맞춰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용 AI 플랫폼, 수소 모빌리티 시스템 등 미래 기술을 핵심 축으로 설정했다.

- 현장과 비전을 잇는 ‘정의선 리더쉽’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현장형이면서도 구조적 사고를 갖춘 경영자”로 평가한다.

그는 그룹의 핵심 사업뿐 아니라 수직계열사, 협력사까지 직접 챙기며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전통 제조업 중심의 현대차그룹을 ‘기술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산업 체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사우디 방문은 글로벌 산업 구조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자립 생태계를 확립하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