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CEO+] 7/9 시장이 점차 외부 변수에 내성
미국 증시는 여전히 정치·금리·무역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미국 주요 기업 및 금융기관 수장들의 발언은 대체로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CGS 인터내셔널의 CEO 캐롤 퐁은 “시장 반응이 점점 둔감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에도 증시는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며, 시장이 점차 외부 변수에 내성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진단은 단기 리스크에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는 증시 체력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이와 비슷한 시각에서 메뉴라이프의 전략가 에밀리 롤랜드는 “관세 재개 우려는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충격 이후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는 시장의 태도를 강조한 것이다.
나스닥 CEO 아데나 프리드먼은 보다 구체적인 분야인 IPO 시장에 주목했다. 그녀는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AI와 핀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상장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했다. 이는 기술 기업 중심의 자금 조달과 투자 심리가 살아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UBS의 CEO 세르지오 에르모티는 “미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며, 정책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의 시선에서도 미국 시장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무대라는 것이다.
한편, 주식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인물 중 하나인 일론 머스크는 최근 정치 신당 ‘아메리카 파티’ 창당을 선언하며 증시의 이목을 다시 끌었다.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6~7% 하락하며, CEO 개인의 정치 행보가 기업 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다시금 보여줬다.
BMO의 수석 전략가 캐롤 슐라이프는 “시장 참가자들이 이제 한숨 돌리는 분위기”라면서도 “이전 상승 랠리에서는 리스크가 과소평가됐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트럼프 관세의 여파로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다”며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인한 후 판단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하반기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소비 업종에서도 중요한 목소리가 나왔다. 스타벅스 CEO 브라이언 니콜은 “‘Back to Starbucks’ 전략을 통해 체험형 매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매장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 회복을 겨냥한 전략으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남아 및 글로벌 신흥국 투자와 관련해서는 이스트스프링의 CIO 비스 나야르가 “인도는 자금 유입이 안정적이고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며 장기 투자처로서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자금이 미국 외 국가로도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정치·무역 변수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과 소비, 글로벌 확장 등 구조적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AI·핀테크·HPC·소비경험 강화 같은 키워드는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정책과 트럼프 관련 정치 변수가 이 흐름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급격한 방향 전환보다는, '선택적 리밸런싱’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정성과 성장, 국내와 글로벌, 기술과 전통산업 간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요구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