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끌어안은 SKT, 장밋빛 AI? 재무 부담은 그림자

2025-05-31     황유진 기자

[경제플러스=황유진 기자] 

SK텔레콤이 약 5년 만에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AI·데이터센터 중심의 신성장 전략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번 결정은 사업구조 재편과 통신-플랫폼 시너지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한편, 재무 부담과 유선시장 성장 정체 등 복합적인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

이번 편입은 SK텔레콤이 태광그룹과 미래에셋이 보유하고 있던 SK브로드밴드 지분 24.76%를 총 1조 1,5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이로써 SK텔레콤의 지분율은 99.14%로 올라갔다. 2020년 티브로드와 합병을 통해 케이블 시장 영향력을 키운 이후, 다시 그룹 내 구조를 단순화한 셈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조치를 통해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전국 단위의 데이터센터와 전용망, 콘텐츠 플랫폼 역량은 초거대 AI 시대를 준비하는 SK텔레콤의 핵심 자산으로 작용한다.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자원 운용의 효율성은 물론, 고객 접점 기반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완전 자회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SK브로드밴드의 사업 분할, 재무 구조 개편, 투자 유치 등 전략적 수단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위해 카카오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고, 1조 원이 넘는 자금 소요는 재무구조에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의 주력 사업인 유선통신과 IPTV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으로, 장기적인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기대하는 AI 시너지 효과가 단기간에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기존 통신 본업보다는 AI·클라우드 등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단기 수익성 관리보다는 장기 전략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한 점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편입은 미래 성장 사업인 AI DC, 해저케이블, 글로벌 데이터 허브 구축 등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완전자회사 체제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통신과 플랫폼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한편, 시장은 SK텔레콤이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하며 장기적 성과를 실현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