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트랜드] “제가 마시고 싶은 대로 마실게요”... MZ세대의 음주 문화
[경제플러스=서가을 인턴기자 ]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일 제로 슈거 소주 ‘새로 살구’를 편의점에 출시했다.
관계자는 “다양해진 소비자의 음주 트렌드에 맞춰 기존의 소주보다 마시기 편하게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제로 슈거 소주에 상큼달콤한 살구 과즙을 더해 산뜻함과 상큼함이 매력적인 신제품 ‘새로 살구’를 선보이게 됐다”고 언급했다.
기존 16도이던 ‘새로’보다 4도 낮춘 12도로 출시되었는데, 이는 2030의 음주 트렌드가 ‘취하지 않고 즐기는’ 문화로 바뀐 것과 이에 따른 저도주, 슈가프리 주류의 인기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소주의 도수는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새로’의 경우, 2006년 20도에서 2024년 12도로, ‘진로’ 또한 2019년 16.9도에서 2024년 15.5도로 떨어진 ‘진로골드’를 출시했다.
또 주목할 만한 2030의 주류 트렌드 중 하나는 ‘믹솔로지(Mixology)’이다.
여러 종류의 술이나 음료를 섞어 먹는 방식을 말하는 것인데, 원형은 ‘소주’이지만 지난해부터 ‘하이볼 열풍’이 시작되었다.
지난 2월 편의점 CU의 발표에 따르면, 하이볼 매출이 38.6%로 양주와 와인을 앞섰고 지난해의 하이볼 매출은 전년도 대비 6배 넘게(553.7%) 증가했다.
최근 CU가 내놓은 ‘생레몬 하이볼(500ml, 4500원)은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CU 전체 상품 매출 순위(담배 제외) 2위를 기록했다.
하이볼 소비에 있어서 20대가 46%, 30대가 31.7%로 2030이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자신에게 맞는 술을 즐길 수 있고, 편의점 하이볼은 도수가 6~8%로 낮은 편이기에 술을 취하지 않고 가볍게 즐기는 2030의 니즈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왜 2030은 하이볼에 열광하는 것일까? 우선 편의점 하이볼은 도수가 6~8%, 만들어 먹으면 10% 내외로 도수가 낮은 편이다.
이는 취하지 않고 즐기는 MZ세대의 음주 문화를 충족시킨다. 또한 위스키의 대중화와도 연관이 있다.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술을 먹는 ‘홈술’이 등장하며 폭음보다는 좋은 술을 마시자는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찾기 시작했다.
국세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는 출고가액 기준 192억 원으로, 2021년 대비 231% 상승했다.
대중화된 위스키에 탄산음료를 섞어 먹기 시작한 것이 하이볼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다.
글로벌 컨슈머 인텔리젼스 기업 NIQ KOREA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43%가 하이볼의 인기를 인식하고 선택한다고 답변했으며, 약 23%는 한 달 동안 하이볼을 한 잔 이상 구매했다.
또한, 58%의 소비자는 현재의 하이볼 열풍이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외에도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냉정한 호기심이라는 뜻으로 의도적으로 음주를 멀리하고자 하는 경향이 MZ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회식이나 MT 때마다 당연하게 먹었던 술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교에서는 MT에서 ‘존중팔찌’를 배부해 술을 먹고 싶지 않을 때 차면 술을 권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선배들의 술을 거절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제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