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저축은행, 저가항공사 인수 부실 감당할까

출자사 신보종합투자에 150억 대출…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

2010-11-04     김동욱 기자

[경제플러스=김동욱 기자] 토마토저축은행이 벤처투자회사를 통해 150억원을 우회 투자한 저가 항공사가 경영 부진을 지속하고 있어 부실여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종합투자(전 신보창업투자, 대표 공인욱)는 지난 3월 토마토저축은행(행장 고기연)으로부터 150억원을 대출 받아 티웨이항공(전 한성항공)에 투자하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런데 토마토저축은행은 신보종합투자의 신용등급이 부실한 상황에서 담보도 설정하지 않고 15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선뜻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서민금융에는 소홀했던 저축은행이 회생이 불투명한 저가 항공사에 '3자 대출' 방식으로 사실상 우회투자를 시도한 셈이다.

◇부실 벤처투자사에 선뜻 150억 대출

그렇다면 토마토저축은행이 이처럼 부실한 벤처투자사에 15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선뜻 대출해 준 배경은 무엇일까. 이유는 신보종합투자는 토마토저축은행이 2대 주주로서 실질적인 지배하에 있는 계열사나 다름없는 곳이다.

신보종합투자는 직원 수가 10여명에 불과한 창업투자사로서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액이 약 75억원에 이르는 매우 부실한 투자회사다. 경영부실이 심화되어 업계 평균 신용등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신용평가사의 경우 아예 등급판정 대상에서 제외한 상황이다.

어셋얼터너티브스가 1대 주주로서 77.7%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악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지난해 3월 토마토저축은행과 토마토2저축은행이 각각 9.5%씩 19%(15억2000만원)의 지분투자에 나서면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마토저축은행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이미 한성항공 인수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PF대출 부실문제를 핑계로 "서민금융 대출에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 하던 시기다.

한 저축은행의 여신담당 관계자는 "당시는 금융위기 여파와 부동산 PF 부실문제로 저축은행들이 리스크관리에 적극 나섰던 때"라면서 "부실한 중소기업이나 벤처투자사에 150억원이나 대출해 준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는 한성항공의 회생 가능성과 저가항공 시장에 대한 전망 등 종합적인 판단 하에 대출을 해 준 것으로 안다"면서 "IB(투자은행) 업무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며, 우회적인 투자 역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부실대출여부 따질 것"

하지만 신보종합투자가 지분 95%를 투자하며 경영권을 인수한 티웨이항공 역시 부실기업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곳이다. 2005년 8월 국내 첫 저가항공사로 야심차게 날개짓을 시작했던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은 출범 3년 후인 2008년 10월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운항을 중단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특별한' 지원에 힘입어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법원의 회생절차를 통해 재운항을 시도했지만, 경영악화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시 투자금 150억원 중 60억원은 '빚잔치'로 쓰였고, 나머지 90억원만 운영자금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16일 첫 취항을 시작한 이래 한 달간 김포~제주 노선 탑승률이 38~40%에 불과하다. 특히 내수경기 회복이 요원한 반면 저가항공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서 티웨이항공의 회생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대해 토마토 저축은행 관계자는 "향후 항공수요가 충분히 메리트가 있지만 2~3년간은 적자 운영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내년에 국제선에 취향하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토마토저축은행의 이같은우회투자를 감지하고 상시감시차원에서 일차적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벤처캐피탈에 투자하거나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여신심사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만일 티웨이항공이 부실화될 경우에는 사후적인 제재를 취하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초로 예정된 정기검사를 통해 부실대출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대출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더라도 티웨이항공이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신보종합투자는 물론 토마토저축은행의 경영진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