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하나금융, 최대주주 지분 전량 매각...7% 이상 급락
[경제플러스=정희원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보유지분 매각소식에 하나금융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05분 하나금융주는 전일 대비 2550원(-7.17%) 내린 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05만주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고 있고 거래량은 568만주로 폭등했다.
전일 저녁 테마섹이 보유지분 9.62%(2038만주)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 스위스를 통해 블록딜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담당 부서인 IR팀은 테마섹과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
테마섹은 이날 크레디트 스위스를 통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분 매각을 완료했다. 당초 계획은 전일 종가 3만5500원에서 3.5% 할인된 가격에 팔기로 했지만 이날 6% 할인된 가격에 매각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분 매각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는 점에서 조정이 단기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실적과 인수합병 등을 감안하면 조정을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
씨티증권은 “이번 매각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것이다”며 “향후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가시화되면 주식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3분기말 기준 PBR이 0.7배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20~40% 할인돼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상대적 주가 하락이 크게 나타난다면 저가 매수의 기회다”고 주장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각 건은 펀더멘털 이슈가 아닌 수급 이슈인 만큼 장기 투자자라면 블록딜 가격 수준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테마섹이 하나금융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은 인수합병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것으로 다른 주주들의 이탈도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다이와증권은 “이번 지분 매각은 하나금융이 인수합병 계획과 관련해 최대 주주에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다른 주요 주주들로부터 매각 물량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시장 우려가 커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편 테마섹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6억4300만달러를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테마섹은 이 돈으로 스탠다드차타드의 투자제안을 받아서 투자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은 이미 스탠다드차타드의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