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민영 기자]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이 없다던 삼성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일주일 앞두고 입장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 인수전은 CJ그룹과 포스코- 삼성SDS 컨소시엄 2파전이 확정된 상태다.

특히, 이번 인수전은 e삼성, 가치네트 등 e-비즈니스 실패 이후 사업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재용 사장의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과거사를 씻고 올해 그룹전면으로 등장한 이재용 사장의 날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올초 정관을 바꿔 신규 사업에 물류를 추가 했으며, 삼성전자 물류 그룹장 출신인 김형태 전무를 글로벌 물류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 시킨 바 있다. 그간 삼성측의 부인에도 인수전 참여설이 꾸준히 피어났던 배경이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회사로 삼성그룹내 IT 서비스 회사인 삼성SDS가 물류사업에까지 뛰어든다는 것은 결국 이 사장의 그룹내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한다는 계획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삼성은 앞으로 대한통운에 물류대행을 맡기고 항공사에게 용역을 주는 방식으로 물류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로지텍과 삼성SDS 자회사인 EXE C&T 등 기존 물류 회사들은 사업 재조정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이 범삼성가인 CJ를 버리고 포스코와 손을 맞잡으면서 CJ그룹은 곤혹스러운 상태다.

삼성가와 대결구도가 된 모양새를 떠나, 인수전에서 만약 이기더라도 연간 10조원에 육박하는 포스코와 삼성의 물동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J 관계자는 "삼성증권 관계자가 지난 22일 `삼성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가한다`는 얘기를 전해왔다"며 "삼성SDS와 포스코의 동맹은 삼성그룹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영권도 없는 지분 4.99%를 갖기 위해 2000억원을 넣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삼성이 투자한 의도가 뭔지 궁금하고, 이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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