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경제플러스=김동욱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KB카드 분사'와 'KB투자증권과 선물 통합' 등 비은행권 부문 강화와 대기업금융 주력이라는 카드를 들고 본격적인 '리딩뱅크'의 위용을 꾸리고 있다. 또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글로벌 금융인재 100명을 뽑아 인력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어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선 내실다지기 후 외형확장'을 경영목표로 삼아 취임 초기 영업인력 정비등 본격적인 영업 채비를 꾸리는데 힘을 쏟으며 지난해 실적이 4대 지주사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인 88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올해 KB금융의 턴어라운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순이익은 2조7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은행에 치중했던 것에서 탈피해 KB카드 분사, KB투자증권과 KB선물의 통합 등 비은행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보다 균형적인 성적이 나올것으로 전망했다.

■ 카드, 증권 강화로 '리딩금융' 도약

어 회장도 신년사에서 밝혔듯 올해 경영전략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조화로 세우고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KB금융그룹의 강점인 소매금융은 물론 우량 대기업, 기관고객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기반을 확대하고 현재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을 2013년까지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KB자산운용과 KB생명보험 등 '자생적 성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1~2년 후 경영정상화가 되면 증권 및 보험부문에 대한 인수·합병 전략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어 회장은 일단 그 첫 포문을 KB국민카드 분사로 시작했다. KB지주는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로부터 국민은행(행장 민병덕)의 카드사업부문 분할 및 KB국민카드 신용카드업 영위를 위한 인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가 3월 2일 공식출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카드사업 부문의 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12조4천억원, 카드 이용실적은 65조원(체크카드 포함), 회원수는 1천051만명에 달해 신한카드(사장 이재우)에 이어 카드업계 2위를 기록하는 등 국민은행과 더불어 KB국민카드는 KB지주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카드 영업망은 서울, 인천 등 전국적으로 23개로 현재 영업 중이거나 설립을 준비 중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에 기반해 질적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며 "국민은행에 속해 있다 보니 리스크 관리에 강점이 있고 이제 전업계 카드사로 분리되면 빠른 의사결정과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투자증권(사장 노치용)이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계열사인 KB선물(사장 남경우)을 흡수합병하기로 의결, 오늘 3월 초 통합할 예정이다. KB투자증권과 KB선물이 통합되면 고객편의 증대와 복합상품 출시 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은행-증권간 복합점포 확대

어 회장은 증권·은행간 복합점포(BIB) 개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초 국민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내에 2개의 BIB영업점(압구정과 도곡지점)을 낸데 이어 12월 3호점(잠실중앙지점)과 4호점(경기도 분당 서현역지점)을 잇따라 개설했다. 올해에는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BIB 영업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B투자증권은 2009년 2월 홈트레이딩시스템인 HTS(온라인을 통해 주식매매를 하는 시스템)를 기반으로 국민은행의 1천200여 개 지점을 활용한 개인 소매 영업에 진출, 은행과 복합금융상품 개발과 판매를 진행 중이다.

KB지주는 은행 지점과 증권 지점이 한 건물 내 나란히 위치하는 금융복합점포(BWB) 개설을 추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신한 등 다른 금융지주에서는 이미 BWB 점포가 있지만 KB금융은 증권 보험 계열사 규모가 작아 도입하지 못했었다.

어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와 관련, 최근 언론을 통해 "인수자가 직접 저축은행을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이라면 가능할 것"이라며 유동성이 확보되는 대로 인수를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KB지주가 소매금융에 치중해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그룹규모에 맞는 대기업 금융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어 회장은 최근 상위 15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이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어 회장은 대기업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해 기존 거래 대기업들과 업무제휴를 맺는 등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대기업금융그룹' 부문을 별도 신설하고 골드만삭스증권 한국대표, 하나IB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이찬근 씨를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KB지주 관계자는 "KB금융이 자산이나 영업규모에 비해 기업기여도가 낮았다"며 "KB도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소매금융과 더불어 대기업금융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인재 100명 육성

KB금융그룹은 이러한 리딩뱅크 수성 전략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비지니스인력 양성을 위해 대규모의 해외 우수인재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및 KB생명보험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 대학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해외 우수인재 100명을 채용에 나선다.

금융권에서 이번과 같이 대규모의 해외 금융전문인력을 채용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채용은 해외 우수인재의 국내 취업 지원업무를 관할하는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 지원센터의 후원과 함께 시행된다.

KB금융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인 1,200여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 영업망은 12곳에 불과해 거래 고객 등으로부터 규모에 맞는 해외 금융 서비스를 꾸준히 요청 받아 왔다. 이번 채용은 해외 우수 인재들의 현지 문화 이해력 및 네트워크는 물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등을 적극 활용하여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비롯한 KB의 해외영업 역량을 대폭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해외 우수인재 채용은 올해 진행될 신입직원 채용과는 별도로 운용되며 지원자격은 해외 정규대학 MBA 학위 취득자로서 2년 이상 경력자와 해외 정규대학 및 대학원 졸업(예정)자이며, 모집분야는 투자금융, 자산운용, 재무관리, 마케팅, 리스크 관리, 보험계리, 리테일 영업 등으로, 이번 채용으로 확보된 해외 우수인재들은 KB의 미래 경쟁력 확대를 위한 글로벌 사업 추진의 핵심 동력으로 육성될 계획이다.

이번 채용에서는 CPA(공인회계사), CFA(국제재무분석사), FRM(재무위험관리사) 등의 금융관련 자격증 소지자와 우수 논문상 수상자, 사회봉사활동 우수자 등이 우대되며, 1차 서류전형을 거쳐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진행되는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가 선발되고, 4월초 KB금융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합격자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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