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지하 기자] 최근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제력의 스펙이 아닌 애플리케이션의 다양성을 스마트폰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으면서,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모바일 콘텐츠가 스마트 시대의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소프트웨어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자사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bada)’의 콘텐츠 경쟁력 확보와 개발자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독자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삼성앱스’를 통한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미래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및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최 부회장은 “제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고 전반적인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해 스마트폰 경쟁에서 초반에 힘들었다”며, “올해 전자분야에서는 제조업에 집중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역시 “올해는 과거와 달리 지역별, 나라별로 적합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할 계획으로, 필요하면 콘텐츠 업체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제조 기술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애플리케이션 확보 등 콘텐츠 차별화에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아이폰에 비해 가장 뒤쳐져 있다고 언급돼 왔던 부분이 바로 '콘텐츠'다.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기술 개발과 콘텐츠 확보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너무 늦었다는 것.

국내업계의 한 전문가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부품이 없는데도 자체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처럼, OS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부품을 조달해 조립만하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자체 OS가 없거나 있어도 시장 지배력이 낮을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OS를 주도하는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업체들이 스마트폰 OS 시장 패권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4~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서 ‘바다’ 플랫폼의 최신 버전인 ‘바다2.0’를 각국의 개발자들에게 공개했다. 세계 공통의 휴대폰결제 무선통신기술(NFC)을 비롯해 세계 공용 애플리케이션 장터(WAC), 멀티태스킹, 음성인식을 지원하는 등 주요 스마트폰 OS에 뒤지지 않도록 기능과 편의성을 보강했다.

삼성 모바일 플랫폼 ‘바다(bada)’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2'
삼성 모바일 플랫폼 ‘바다(bada)’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2'

이처럼 삼성전자가 독자 플랫폼 개발을 본격화하는 데는 해외 의존 플랫폼의 단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안드로이드폰 갤럭시S로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지만 해외 OS를 채용으로 급변하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디지털 단말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작년 5종의 바다폰을 세계 시장에 출시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바다’의 스마트폰 플랫폼 대중화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단말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바다폰 보급과 함께 삼성전자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발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작년 3월부터 ‘바다 개발자 데이’라는 개발자 설명회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콘텐츠 개발자를 위한 ‘삼성개발자포럼’을 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과 함께 자사 OS인 '바다'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시장에 더 많이 유통시킴으로써 개발자들이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바다'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OS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은 물론 콘텐츠 역량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본지 주간 '소비자플러스'紙 2월 28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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