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희원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대규모 자금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이 이머징시장에서 선진국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리스크, 이집트 사태 불확실성 등이 악재로 등장해 조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1.31포인트(-1.56%) 내린 1977.19를 기록했다. 코스피 2000선 붕괴는 작년 12월 13일 이후 40일 만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125억원, 367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6156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집트 정국 혼란에 따른 유가 급등 가능성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북한 매체들은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과 관련해 ‘남조선과 더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내용의 북한군 대표단 공보를 계속해서 방송하고 있다.
또한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즉각적인 사임 거부를 발표함에 따라 이집트 경제와 국제 석유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나 신흥국 긴축 우려가 아직 살아있다”며 “북한 리스크와 이집트 사태가 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은 아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한이 해외공관을 통해 각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40개의 북한 대사관이 올해 각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라는 본국의 지시를 받았으며 대사관마다 할당량도 주어졌다는 내용이다. 북한이 이처럼 각국 정부에 직접 식량을 요청할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하지만 주변 상황은 쉽지 않다.
믿고있는 중국마저 계속되는 가뭄으로 식량 위기에 직면해 지원이 순조롭지 않다. 또한 이번에 개최됐던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돼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