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동욱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한국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옵션 (론스타의 지분 매각시 인수자에게 같은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는 권리) 행사에 따른 인수자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곧바로 해외 뮤추얼펀드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14자 머니투데이(더벨)이 보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당초 인수자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측에 태그얼롱 옵션 행사를 하지 않도록 제안하였으나, 외환은행 주식의 시장가격이 주당 1만 1천원대인 반면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 옵션 행사 시 받게 될 가격은 주당 1만 4,250원으로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 옵션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어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행사쪽으로 기운 것으로 해석되며,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해외 로드쇼를 통해 접촉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수출입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태그얼롱 포함 자금조달 계획 검증해야
수출입은행 태그얼롱 포함 자금조달 계획 검증해야
하나금융은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행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자금조달 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지 않고 있으며, 론스타 역시 태그얼롱 옵션 행사 여부에 관해 아직 수출입은행에 공식적인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만일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하나금융지주가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행사에 따른 추가적인 인수자금부담을 회피하기 위하여 국민들의 혈세로 운용되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고유 권한 마저 다각도로 압박하는 월권행위를 하고 있으며 론스타의 탈세행위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도 모자라 국민들의 세금을 축내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를 행사하지 말도록 제안했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더구나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간에 본계약의 체결이 이루어진 지 벌써 2달 가까이 되어 가는데도 론스타가 수출입은행에 태그얼롱 행사에 따른 공식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은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더불어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행사를 면할 수 있는 꼼수를 아직도 강구 중에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행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지주가 제3의 해외 뮤추얼펀드를 동원해 이를 인수하도록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이 해외 로드쇼를 통해 접촉한 투자자로 하여금 현재 주당 1만 1천원대인 수출입은행 보유 외환은행의 주식을 최고 15,100원(추가확정수익 850원 포함) 이상의 가격에 인수하도록 한다면 별도의 약정을 통해 하나금융지주가 시장가격과 매수가격간의 차액 만큼을 보전해 주는 등 특권을 부여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예비인가신청에는 이러한 태그얼롱 옵션 등 추가발생 가능한 자금에 대한 자금부담 및 자금조달 방법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 조항은 최근 외환은행 주가 하락에 따라 행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감독당국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보유 지분 51.02%에 해당하는 4조6,888억원에 대한 자금 조달 계획을 살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금액(수출입은행 태그얼롱 포함금액 6,087억원, 확정수익보장분 850원과 2010년 결산배당금과의 차액, 추가지연 금액)까지 포함한 최고 5조 6,181억원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을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의 불투명한 외환은행 인수는 결국 고객과 주주에게 피해를 주고 나아가 한국금융산업 발전에 큰 저해요인이 된다”며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지주 및 해외 자본에 의한 일체의 불법적, 편법적 인수시도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조치해야 하고, 추가적으로 발생 가능한 자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도 “수출입은행 보유 외환은행 지분을 해외 뮤추얼펀드 등에 넘기는 방안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시 향후 외환은행 주가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해외펀드 앞으로 고수익 보장 등을 해주지 않는 한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지주가 자금 확보계획도 마련 않고 무리한 계약을 진행하였고, 현재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을 넘기기 위해 또 다른 해외펀드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는 자금조달에 대한 의혹을 해소시켜주기는커녕 오히려 자금조달에 대한 의구심만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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