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대응'보다 '물가 안정'이 정책 우선순위에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11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로 가겠지만,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 2% 수준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며 "아직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고 그걸 놓쳐선 안 된다. 물가를 보면서 지출이나 경기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용 상황은 사상 최대 고용률, 최저 실업률 등 굉장히 좋다. 다만 물가가 아직 높고 성장 반등이 크지 않아 서민들이 힘든 측면이 있다"며 "수출도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보는데, 수출 자체가 플러스(+)로 가는 건 시간이 훨씬 걸리겠지만 무역 적자 폭은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안정 시 경기 대응으로 정책을 전면 전환하겠다고 예고했던 추 부총리는 그 시점에 대해 "아직 봐야 하는데 (경기 대응은) 통화 신용 정책이 움직여줘야 한다. 그건 중앙은행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재정당국 차원에서의 경기 부양책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 대해서는 "그건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1.6%에 대해 "(올해 상황을) 특별히 낙관적으로 본 것은 없고 지표를 보고 당시에 전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종전에는 한국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봤다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나온 것과 최근 수출 부진을 감안해서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IMF가 전망치를 내렸다고 바꾸고 할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도 앞으로 여러 지표를 보고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해야 하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IMF 전망을 보니 상대적으로 한국 전망치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일본보다 높고, 세계 경제나 선진국은 내년 전망치가 올해와 같거나 올해보다 덜 좋은데 IMF가 한국은 올해 1.5%, 내년 2.4%로 전망했다"며 "다만 하반기 경기가 뚜렷하게 리바운드(반등)할지, 서서히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지금 전반적으로 선진국 지표들이 다 낮다. 1·2차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등 특정 시기를 제외하고는 30∼50년 중 올해가 제일 안 좋다"며 "그 안 좋은 시기를 우리나라도 지나면서 그러한 (좋지 않은) 수치를 갖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와 인상 폭과 관련해서는 "당정 간에 여러 의견을 듣는 것을 계속하고 있고 당에서 어느 정도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인상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자꾸 표류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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