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황유진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 월간 매출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이를 주로 수출하는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 진단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9월 전 세계 반도체 판매 금액은 470억달러(약 67조1천억원)로 작년 동기(484억8천만달러)보다 3.0% 줄었다. 전월(472억4천만달러)과 비교해도 0.5% 감소했다.

이에 따라 3분기 판매 금액도 1천410억달러(약 201조원)로 작년 동기보다 3.0%, 전분기보다 6.3% 각각 줄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국내 반도체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다. 8월(-0.1%)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한국 경제가 원화 약세에 따른 무역 적자 급증과 세계적 금리 인상에 의한 소비자 수요 감소로 3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가운데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까지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9월 한국 반도체 출하량은 작년 동월보다 0.9% 감소했다. 반도체 재고는 54.7%나 늘었다.

반도체 수요는 통상 주기를 타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의 세계 반도체 수요 감소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기업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한국 정부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총 154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도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간 무역 갈등도 삼성전자[005930]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천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3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수요 위축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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