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솔 기자] 최근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는 동안 인플레이션까지 가세하면서 임금상승 압력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은 25일 발표한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본급과 같이 지속성이 높은 정액급여가 임금상승률에 미치는 기여도는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임금은 4.6% 올랐는데, 이 중 정액급여가 임금상승에 미친 기여도는 2.6%포인트(p)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7∼2019년의 3.6%포인트보다는 작지만, 지난해 상반기 2.3%포인트에서 하반기 2.8%포인트로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수시로 지급하는 특별급여가 아니라 정액급여가 높아진다는 점은 임금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동적요인모형을 만들어 추정한 결과에서도 산업별 특이요인이 아닌 공통요인이 임금상승률에 미친 기여도는 지난해 1분기 2.88%포인트에서 같은 해 4분기 4.77%포인트로 커졌다.

보고서는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은 대체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고용지표들도 개선되면서, 노동시장 내 주요 여건이 임금상승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임금상승 압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더 커지게 되는데, 보고서는 이런 충격이 1년의 시차를 두고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1년 단위로 이뤄지는 임금 협상 관행과 현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임금상승 압력이 커지는데 1년 정도의 시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한 급격한 물가 상승세가 "올 하반기 이후 임금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우리나라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상승하며 3%대를 기록해왔으며, 지난달에는 4.1%를 기록해 10년여 만의 최고치를 나타낸 바 있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상승 전망 값)이 1%포인트 높아지면 임금도 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상승은 전반적으로 소비자물가에 크게 충격을 주지는 않지만, 외식 품목을 제외한 특정 개인 서비스 관련 물가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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