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회복세였던 소비가 4개월 만에 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확산하던 2월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투자 역시 줄었고 산업생산도 증가 폭이 둔화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효과가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분기 수출부진 여파가 워낙 컸던 탓에 전산업생산 등 지표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크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1월부터 5월까지 감소하다 수출부진이 완화한 영향에 6월(4.1%)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 다만 한 달 전보다 증가세는 크게 줄었다.

광공업 생산이 1.6% 증가해 전산업 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광공업 중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전자부품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늘어 전월보다 1.8% 증가했다. 6월(7.4%)에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늘었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2.6% 오른 94.0이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0%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6.0%로 전월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국내여행 증가, 스포츠 경기 및 공연이 재개된 영향에 0.3% 증가했다. 다만 증가세는 5월(2.4%), 6월(2.2%)보다 줄었다.

예술·스포츠·여가(7.7%), 숙박·음식점(2.3%), 금융·보험(2.2%), 정보통신(2.2%), 부동산(1.8%), 운수·창고(1.2%) 등에서 늘었다. 반대로 교육(-1.7%), 도소매(-1.4%) 등은 줄었다.

제조업·서비스업 증가에도 전산업생산 증가세가 0%대로 둔화한 데에는 공공행정(-8.4%) 급감이 영향을 미쳤다. 공공행정 분야는 코로나19에 멈춘 업무가 6월 재개된 영향에 9.2% 늘었고 7월에는 기저효과로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6.0% 줄었다. 지난 2월(-6.0%)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4월(5.3%), 5월(4.6%), 6월(2.3%) 연달아 늘다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7월부터 축소됐고 긴급재난지원금이 5∼6월에 90% 소진되는 등 정책효과가 줄어든 영향이다. 예년보다 긴 장마에 에어컨 등 냉방가전 소비가 줄어든 점도 배경이다.

승용차(-19.7%), 가전제품(-24.7%), 의복(-7.7%), 의약품 등 비내구재(-0.6%)가 일제히 감소했다.

업태별로 보면 면세점(8.5%), 편의점(0.8%)은 늘었으나, 승용차·연료소매점(-11.2%), 백화점(-7.2%), 전문소매점(-5.7%), 슈퍼마켓·잡화점(-4.9%), 대형마트(-4.9%), 무점포소매(-2.9%)는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5월에 6.5% 감소한 뒤 6월(5.2%)에 증가로 돌아섰다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폭 축소로 자동차 판매·내수출하가 줄어들며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불변)은 1.5% 늘었다.

주요 지표들이 나빠졌지만, 경기 동행·선행지수는 상승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소진, 승용차 개소세 인하 폭 축소 등에 조정받는 모습을 나타냈다.

전산업생산(0.1%)은 소비(-6.0%), 설비투자(-2.2%)와 달리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1.6% 감소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수출 부진에 제조업 생산이 지난 4, 5월에 각각 7.0%씩 감소하는 등 낙폭이 워낙 컸던 탓이다.

수도권에서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이 다시 개장하는 등 정부의 강화된 방역조치가 완화된 7월에도 소비가 줄어든 점은 앞으로의 경기 흐름을 더 어둡게 한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만큼 이번 달 지표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실시된 데 이어 23일에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30일부터는 수도권 조치가 2.5단계로 상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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