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2~3월 위축됐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세 완화로 일부 반등했으나 여전히 절대 수준은 낮은 상태다.

현재 경기동향 지표와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는 3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5%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6.0%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제조업 생산이 6.4%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 역시 2008년 12월(-10.7%) 이후 최대 감소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15.6%)가 2008년 12월(-16.9%)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전자부품(-14.3%)과 자동차(-13.4%)도 부진이 심했다.

광공업 출하는 6.6% 줄었다. 제조업 출하가 7.2% 감소한 영향이다. 제조업 출하는 2008년 12월(-7.5%)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6%로 5.7%포인트 하락,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폭은 2008년 12월(7.2%포인트) 이후 최대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부진 영향이 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2.4%, 공공행정은 7.4% 각각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0.5% 증가했다. 2월(-3.5%)과 3월(-4.4%)의 감소에서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영향이다.

숙박·음식점업(12.7%)이 두 자릿수 반등을 기록했다. 협회·수리·개인(9.6%), 정보통신(2.9%), 교육(2.8% 등도 늘었다. 하지만 운수·창고업(-2.9%), 금융보험업(-0.5%), 도·소매업(-0.2%) 등은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5.3% 늘어나며 넉 달 만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소매판매는 1월(-3.1%), 2월(-6.0%), 3월(-1.0%) 등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0.0%)가 위축됐던 소비가 반등하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받은 승용차 등 내구재(4.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판매가 모두 늘었다.

업태별로 보면 무점포소매(-1.6%), 슈퍼마켓·잡화점(-1.8%), 면세점(-0.6%)은 줄었으나, 백화점(32.4%), 승용차·연료소매점(4.6%), 대형마트(9.8%)는 많이 늘었다.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는 반등했으나 절대적인 수준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며 그간 위축된 서비스업과 소매판매가 일부 반등했지만, 아직 그 수준이 높지는 않다"며 "서비스업은 2016년, 소매판매는 2018년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0% 증가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확인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2.4%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가 1년 전보다 44.9% 감소해 2013년 1월(-52.4%)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내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2.0포인트) 이후 22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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